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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 LAB

가장 비싼 AI 모델, 기업들은 지갑을 안 열었다

앤트로픽 Fable 5, 첫 달 토큰 점유율 6%에 그쳐...가격 대비 체감 성능 못 미쳐

AI 글자와 로고 패턴이 반복된 벽면 이미지

이미지: The Decoder

요약

  • 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 Fable 5가 출시 첫 달 앤트로픽 전체 토큰 판매량의 6%, 매출의 11.4%만 차지했다
  • Fable 5는 100만 토큰당 입력 10달러·출력 50달러로 GPT-5.6 Sol 등 경쟁 모델보다 약 2배 비싸다
  • 핀테크 Ramp 집계에 따르면 오픈AI·앤트로픽의 미국 기업 도입률 성장세도 함께 둔화되고 있다
Fable 5 토큰 점유율
출시 첫 달 앤트로픽 전체 토큰의 약 6%
Fable 5 매출 점유율
앤트로픽 전체 매출의 11.4%
Fable 5 가격
입력 100만 토큰당 10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50달러
GPT-5.6 Sol 점유율
오픈AI 토큰의 25%, 매출의 23%
매출 비교
Fable 5는 토큰당 단가가 훨씬 높은데도 GPT-5.6 Sol 매출의 약 75% 수준
7월 미국 기업 도입률
앤트로픽 43.5%(+1.1%p), 오픈AI 39.7%(+0.23%p), xAI 4%(+0.94%p)
데이터 출처
핀테크 Ramp의 토큰 지출 관리 상품 집계, 테크 기업 비중이 다소 높음

가장 비싼 모델이 가장 안 팔린다

앤트로픽이 내놓은 최상위 모델 Fable 5는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AI 모델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정작 미국 기업들은 이 모델에 지갑을 잘 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테크 기업 Ramp가 집계한 지출 데이터를 보면, Fable 5는 출시 첫 달 앤트로픽이 API로 판매한 전체 토큰 중 약 6%만 차지했다. 매출 기준으로 봐도 비중은 11.4%에 그쳤다.

비교 대상은 오픈AI의 주력 모델 GPT-5.6 Sol이다. 이 모델은 오픈AI 전체 토큰의 25%, 매출의 23%를 차지한다. Fable 5가 토큰당 단가는 훨씬 높은데도, 모델 관련 매출은 GPT-5.6 Sol의 약 75% 수준에 머물렀다는 게 Ramp의 분석이다.

숫자로 보는 격차

항목Fable 5(Anthropic)GPT-5.6 Sol(OpenAI)
토큰 점유율6% 625% 25
매출 점유율11.4% 1123% 23
입력 단가(100만 토큰당)10달러상대적으로 낮음
출력 단가(100만 토큰당)50달러상대적으로 낮음

Ramp에 따르면 Fable 5 가격은 GPT-5.6 Sol이나 앤트로픽의 다른 주력 모델보다 대략 두 배 비싸다. 다만 이 표본은 Ramp의 자체 토큰 지출 관리 상품에서 나온 것으로 테크 기업 비중이 다소 높게 잡혀 있다. Fable 5가 주로 코딩 작업에 쓰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도입률은 이 수치보다 더 낮을 가능성도 있다.

왜 지갑을 안 여나

Ramp의 경제학자 아라 카라지안은 Fable 5의 저조한 채택률을 가격 문제로 짚었다. 그는 "추가된 성능이 그만큼의 비용을 정당화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AI에 쓸 수 있는 지출에 일종의 천장이 생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다만 문제는 좀 더 복잡할 수 있다. Fable 5가 이전 모델보다 뛰어난 성능을 내더라도, 그 차이가 실제 업무에서 눈에 띄게 체감되지 않으면 기업은 값을 치를 이유를 찾지 못한다. 세대 간 성능 격차를 숫자로 환산해 투자수익을 계산하는 일 자체가 여전히 모호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모델이 나온다면 지출 상한선도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지, Fable 5급 모델이 기업 지출의 절대적 한계선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픈AI·앤트로픽 성장세도 둔화

Ramp 집계로 7월 미국 기업 중 앤트로픽 구독료나 토큰 요금을 낸 곳은 43.5%로, 전월보다 1.1%포인트 늘었다. 오픈AI는 39.7%까지 올라섰지만 증가폭은 0.23%포인트에 그쳐 전체 AI 도입 성장세를 밑돌았다. 반면 xAI는 0.94%포인트 늘어 4%를 기록, 2025년 7월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신규 고객은 여전히 미국 모델 업체들로 유입되고 있지만, 지출 규모를 키우는 핵심 고객인 고급 사용자들은 오픈소스 모델로 옮겨가는 추세로 알려졌다. Ramp에 따르면 오픈소스 모델과 최상위 모델의 성능 격차는 이제 몇 달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 때문에 오픈AI와 앤트로픽 두 회사의 성장세가 함께 둔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앤트로픽은 지난 8월 10일 중간급 모델 Claude Sonnet 5의 출시 기념 가격(입력 100만 토큰당 2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10달러)을 기한 없이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코딩 에이전트처럼 토큰을 대량으로 쓰는 용도에서는 중간급 모델 단가가 운영비를 직접 좌우하는데, 이번 Fable 5 사례는 반대로 최상위 모델에서는 가격이 도입을 막는 장벽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나

이번 데이터는 기업들이 AI에 무한정 지출을 늘릴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신호로 읽힌다. 성능이 앞선 모델이 나와도, 그 차이가 일상 업무에서 눈에 보이는 가치로 이어지지 않으면 구매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대로 말하면 오픈소스 모델이 최상위 모델과의 격차를 몇 달 단위로 좁혀가는 지금, 기업들은 값싼 대안으로 옮겨갈 유인이 커지고 있다. 앤트로픽이 IPO를 앞두고 중국 저가 모델과의 경쟁 우려를 받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