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TechCrunch AI
요약
- AI 워크플로 자동화 스타트업 릴레이가 유료 고객 접속을 9월 14일 종료하며 문을 닫는다
- 창업자 제이콥 뱅크는 구글에 재입사해 크롬 제품 담당 부사장을 맡는다
- 뱅크는 크롬을 'AI 에이전트와 협업하기에 완벽한 곳'이라 부르며 관련 계획을 예고했다
- 릴레이 설립
- 2021년, '새로운 재피어'를 목표로 출시
- 무료 이용자 접속 종료
- 8월 15일
- 유료 이용자 접속 종료
- 9월 14일
- 폐업 최초 발표
- 지난 7월
- 제이콥 뱅크 신규 직함
- 구글 크롬 제품 담당 부사장(VP of Product)
- 뱅크의 이전 구글 재직 기간
- 2015년부터 약 6년
- 뱅크가 구글에 매각한 이전 스타트업
- 일정관리 앱 타임풀(Timeful)
- 구글 제미나이 누적 사용자
- 10억 명 돌파 (구글 발표)
재피어를 꿈꾼 스타트업, 문을 닫는다
2021년 문을 연 AI 워크플로 자동화 도구 릴레이(Relay)가 서비스를 종료한다. 문서 작성, 교정, 프로젝트 관리처럼 반복되는 업무를 자동화해주는 이 도구는 한때 '새로운 재피어(Zapier)'를 목표로 내걸었다. 무료 이용자는 지난 8월 15일 이미 접속이 끊겼고, 유료 이용자도 9월 14일부터 서비스를 쓸 수 없다. 폐업 소식 자체는 지난 7월 처음 알려졌으며, 이번 발표로 폐업 일정과 직원들의 향방이 구체화됐다.
주목할 부분은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제이콥 뱅크(Jacob Bank)의 다음 행보다. 그는 월요일 회사 공지를 통해 자신을 포함한 일부 직원이 구글 크롬팀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뱅크의 링크드인에 따르면 그는 구글 크롬의 제품·개발자 관계 팀을 이끄는 제품 담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구글로 돌아가는 창업자, 이번이 두 번째
뱅크가 구글과 인연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일정관리 앱 타임풀(Timeful)을 만들었고, 이 회사가 구글에 인수되면서 2015년 구글에 입사했다. 이후 6년 넘게 구글에 몸담으며 지메일, 구글 캘린더, 구글 챗의 제품 총괄을 맡았다가 회사를 나와 릴레이를 창업했다. 스케줄링 도구에서 워크플로 자동화 도구로, 그리고 다시 구글로 — 뱅크의 경력은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뱅크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AI로 일을 더 잘 처리하게 돕는 도구를 만드는 게 내 커리어 전부"라고 적었다. 이어 크롬 안에서 AI 에이전트와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야심 찬 계획이 있다고 예고하며, 크롬을 '에이전트와 협업하기에 완벽한 곳'이라 표현했다.
크롬은 이미 제미나이의 실험장이다
이번 인사는 구글이 최근 몇 달간 이어온 AI 통합 흐름 위에 있다. 구글은 검색 결과에 제미나이를 앞세우며 인터넷 이용 방식 자체를 바꿔놓았고, 크롬에도 제미나이를 선택형 인앱 비서로 심어 놓았다. 구글은 최근 제미나이 누적 사용자가 10억 명을 넘었다고 밝혔는데, 이 규모는 크롬처럼 이미 수억 명이 매일 여는 브라우저에 AI 기능을 얹는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 7월 30일에는 구글이 24시간 작동하는 개인 에이전트 '제미나이 스파크'를 한국을 포함한 160개국 이상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스파크는 로그인한 크롬 계정과 저장된 정보를 활용해 지메일·문서·슬라이드를 넘나들며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기능이다. 뱅크가 합류할 크롬팀이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추정이 가능하지만,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을 만들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에디터의 시선
릴레이의 폐업은 실패담이 아니라 인재 흡수 이야기로 읽는 게 맞다. AI 워크플로 자동화 시장은 재피어, 메이크(Make), n8n 같은 기존 강자에 오픈AI·구글의 에이전트 기능까지 겹치며 스타트업이 독자 생존하기 가장 어려운 영역 중 하나가 됐다. 자동화라는 기능 자체가 이제 플랫폼(브라우저·운영체제·모델 제공사)의 기본 옵션으로 내려앉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도에서 릴레이 같은 중간 규모 자동화 스타트업이 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출구는 매각이 아니라 '핵심 인력을 통째로 플랫폼에 넘기는' 방식이고, 뱅크의 이동이 정확히 그 패턴이다.
세대 비교로 보면 더 뚜렷하다. 2021년 릴레이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워크플로 자동화는 '노코드로 앱을 연결하는' 기술이었다. 지금 구글이 크롬에 얹으려는 건 사용자가 직접 워크플로를 짜지 않아도 에이전트가 화면을 보고 알아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자동화 도구를 쓰던 사람이 자동화 도구를 만들 필요가 없어지는 순간이 다가온 셈이고, 뱅크 본인이 그 변화의 최전선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 실무적으로 챙길 대목은 두 가지다. 첫째, 사내 업무에 재피어류 자동화 도구를 붙여둔 팀이라면 브라우저·OS 차원의 에이전트 기능이 같은 일을 대체할 시점을 가정하고 계약 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편이 안전하다. 둘째, 크롬이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신호이므로, 웹 기반 사내 툴을 만드는 팀은 크롬 확장 프로그램이나 에이전트 API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몇 주 안에 뱅크가 예고한 '크롬 안 AI 협업' 구체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고, 그 발표가 나오는 순간 브라우저 자동화 시장의 지형이 한 번 더 흔들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