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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교수, K-GX 대신 페트병 순환 제안

김수진 단국대 초빙교수가 1,000조원 규모 K-GX 전략보다 페트병 하나를 다시 페트병으로 만드는 마이크로 프로젝트가 먼저라고 제안했다. 그는 투명 페트병 회수율이 87%인데 식품용으로 돌아오는 비율은 2% 남짓이라고 짚었다.

김수진 교수, K-GX 대신 페트병 순환 제안 · Image: METAL LAB

이미지: METAL

요약

  • 김수진 단국대 행정법무대학원 탄소중립학과 초빙교수는 칼럼에서 K-GX의 NDC 영향 분석이 2027년 이후로 미뤄졌다며 감축이라는 목적이 흐려졌다고 지적했다.
  • 2025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6억 8,571만 톤으로 전년보다 0.9% 줄었고, 2030 NDC를 맞추려면 연평균 감축량이 지금까지의 약 2.5배가 돼야 한다.
  • 그는 투명 페트병 회수율 87%에도 식품용 재활용은 2% 남짓이라며 독일 보증금제처럼 순환 경로를 만드는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필자
김수진 · 단국대 행정법무대학원 탄소중립학과 초빙교수
2025년 잠정배출량
6억 8,571만 톤 · 전년 대비 610만 톤(0.9%) 감소(기후에너지환경부 9월 20일)
순배출량
6억 5,470만 톤 · 산림·토지 흡수량 22.8% 감소(경북 산불 영향)로 소폭 증가
2018년 대비
8,400만 톤(11.4%) 감축
2030 NDC까지
5년간 1억 4,900만 톤 추가 감축 · 연평균 약 2,980만 톤(지금까지의 약 2.5배)
메가프로젝트 전력
2035년 연 169.5테라와트시 추가 · 2040년까지 2억 4천여만 톤 추가 배출(녹색전환연구소)
K-GX
10월 7일 국민보고회 · 2026~2035년 재정 200조원+기후금융 790조원 이상 = 1,000조원 · 민간 220조원
K-GX 목표
재생에너지 100GW(2030) · 신규 차량 70% 이상 전기·수소차(2035) · 30만 톤급 수소환원제철 실증(2030)
그린뉴딜
2020년 73조원 · 2년 만에 예산서에서 이름 삭제(칼럼)
순환경제기본계획
제1차(2027~2036년) 올해 수립
투명 페트병
2020년 말 분리배출 의무화 · 회수율 87%(2023) · 식품용 재활용 2% 남짓
물질 재활용
생활계 플라스틱 16.4% · EU 절반(그린피스·충남대 2023)
재생원료 사용의무율
음료 페트병 올해 10% → 2030년 30%
독일 보증금제
2003년 도입 · 25센트 · 2023년 재활용률 97.6% · 재생원료 비율 50%
국민 인식조사(2026)
재활용 58.4% · 기후시민의회 찬성 68.2% · 탄소세 찬성 63.9%

김수진 단국대 행정법무대학원 탄소중립학과 초빙교수가 26일 공개한 칼럼에서 정부와 기업이 함께 추진하는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을 두고 거대한 비전보다 페트병 하나를 다시 페트병으로 만드는 작은 제도가 먼저라고 제안했다. 그는 정부가 2035년까지 1,00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감축사업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미치는 영향 분석은 2027년 이후로 미뤄져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무엇을 위한 K-GX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어느새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적은 흐려지고 녹색산업이라는 수단이 목적화된 것 같다"고 밝혔다.

출발점은 배출량 통계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9월 20일 2025년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을 6억 8,571만 톤으로 집계했다. 전년보다 610만 톤, 0.9% 줄어드는 데 그쳤다. 산업과 수송, 농축수산, 폐기물 부문은 줄었지만 전력과 건물, 냉매 부문은 늘었다. 경북 산불 영향으로 산림·토지의 흡수량이 22.8% 급감하면서 흡수량을 뺀 순배출량은 6억 5,470만 톤으로 오히려 소폭 늘었다. 2018년과 비교한 감축량은 8,400만 톤, 11.4%다.

김 교수의 계산으로는 남은 길이 훨씬 가파르다. 2030년 NDC를 맞추려면 앞으로 5년 동안 1억 4,900만 톤을 더 줄여야 한다. 지난 7년 동안 연평균 1,200만 톤을 줄였다면 앞으로는 해마다 약 2,980만 톤, 지금까지의 약 2.5배를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녹색전환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해 정부가 추구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 2035년 한 해 169.5테라와트시의 전력이 더 필요하고, 그 상당 부분을 무탄소 전원으로 채워도 2040년까지 온실가스가 2억 4천여만 톤 추가로 배출된다고 적었다.

K-GX는 이 숫자 위에 놓인 계획이다. 정부는 10월 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민보고회를 열고 2026년부터 2035년까지 10년 동안 재정 200조원과 기후금융 790조원 이상을 합친 1,000조원 규모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민간 시그니처 프로젝트 투자는 220조원이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를 달성하고, 2035년까지 신규 차량의 70% 이상을 전기·수소차로 바꾸며, 철강 업계는 2030년까지 30만 톤급 수소환원제철 실증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 전략으로 녹색 제조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 교수가 문제 삼은 것은 계획의 형식이다. 그는 2020년 73조원 규모로 발표된 그린뉴딜이 2025년까지라던 계획과 달리 정권이 바뀌자 2년 만에 예산서에서 이름이 지워졌고, 무엇을 이루고 무엇이 실패했는지 사후평가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관료들이 그럴듯한 계획을 세우는 데 시간과 노력을 쏟느라 실패 요인을 점검하지 못하고 같은 수립 방식을 되풀이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가 대안을 찾은 자리는 올해 정부가 수립하는 제1차 순환경제기본계획(2027~2036년)이다.

그가 예로 든 것은 투명 페트병이다. 2020년 말 분리배출이 의무화된 뒤 시민들이 라벨을 떼고 찌그러뜨려 내놓으면서 회수율은 2023년 87%에 이르렀다. 그러나 김 교수에 따르면 이렇게 모인 페트병 가운데 음료병 같은 식품용 포장재로 돌아오는 것은 2% 남짓이고, 나머지는 의류용 섬유 등으로 한 번 쓰인 뒤 소각장이나 매립지로 간다. 그린피스와 충남대 연구팀의 2023년 보고서에서 생활계 플라스틱이 다시 플라스틱 원료가 되는 물질 재활용 비율은 16.4%로 유럽연합(EU)의 절반 수준이었다. 정부는 음료 페트병의 재생원료 사용의무율을 올해 10%에서 2030년 30%로 높이겠다고 했지만, 업계는 재생원료가 모자라 해외에서 비싸게 들여와야 할 처지라고 그는 전했다. 김 교수는 "재생원료 의무율이라는 목표만 올려서는 순환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비교 대상은 독일이다. 독일은 2003년 음료 용기 보증금제를 도입해 페트병 한 개에 25센트를 붙였다. 가장 싼 1.5리터 생수보다 보증금이 비싸다. 소비자는 장을 보며 마트의 회수 기계에 병을 넣고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도입 당시 유통·음료업계의 반발이 거셌지만, 2023년 독일의 페트병 재활용률은 97.6%에 이르렀고 보증금 페트병의 재생원료 비율은 50%로 한국이 2030년 목표로 내건 30%를 이미 넘었다.

시민 인식은 제도보다 앞서 있다. 김 교수가 인용한 올해 초 2026년 기후위기 국민 인식조사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재활용을 잘 한다고 답한 비율은 58.4%로 제시된 네 가지 기후행동 가운데 가장 높았다. 무작위로 뽑힌 시민이 기후정책을 숙의하는 기후시민의회 도입에는 68.2%가, 탄소세 도입에는 63.9%가 찬성했다. 유럽 여러 나라의 기후시민의회는 대부분 더 많은 규제와 함께 물질 소비 자체를 줄이는 충분성 정책을 권고했다. 메탈은 과학자들이 지구의 기후 활력 징후를 점검한 2026 기후 상태 보고서를 보도한 바 있다.

메탈이 확인한 칼럼 원문과 정부 발표 자료를 나란히 놓으면 간극이 선명하다. 1,000조원 계획의 문서에는 업종과 기가와트와 조 단위가 줄지어 있지만, 시민이 매일 손으로 하는 분리배출이 식품용 병으로 돌아오는 비율은 2% 남짓이다. 사회학의 눈으로 보면 이 차이는 기술이 아니라 제도가 시민의 행동을 받아 주는 경로의 문제다. 김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 이름의 비전은 또 나올 것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거창한 계획이나 비전이 아니라, 페트병 하나가 다시 페트병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실속 있는 마이크로 프로젝트"라고 결론지었다.

김현국

METAL 발행인 · 아카이브저널 발행인 · 이라선 운영

매거진·서점·교육을 오래 해 온 편집자예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아카이브저널>을 발행하고, 아트 서점 <이라선>을 운영했으며, 라이카 아카데미에서 디렉터로 사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끌었어요. 그 시선으로 전 세계 AI 소식을 독자에게 전하는 메탈(METAL) 매거진 편집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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