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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 LAB

힉스필드 첫 AI 장편, SIGGRAPH서 픽사·디즈니와 상영

카자흐 설화 담은 '쾨크뵈뤼', 시댄스 2.0으로 만들고 프롬프트 전량 공개

이미지: METAL LAB 생성

요약

  • 힉스필드의 첫 AI 애니메이션 장편 'KÖK BÖRÜ'가 SIGGRAPH 2026 LA에서 픽사·디즈니·엔비디아 상영작과 나란히 공개됐다
  • 바이트댄스 시드가 개발한 Seedance 2.0을 힉스필드 플랫폼에서 구동해 만들었고, 프롬프트와 에셋 전량을 오픈소스로 풀었다
  • 이 작품은 100만달러 규모 힉스필드 글로벌 필름 페스티벌 출품작이며, 공개된 프롬프트에는 여섯 컷짜리 감정 시퀀스와 카자흐어 대사가 그대로 담겨 있다
원문 영상
작품명
KÖK BÖRÜ (쾨크뵈뤼)
상영 무대
SIGGRAPH 2026, 미국 LA — 픽사·디즈니·엔비디아 상영작과 나란히 공개
사용 모델
Seedance 2.0(개발: ByteDance Seed), 힉스필드 플랫폼에서 구동
공개 범위
프롬프트·에셋 전량 오픈소스 공개, 중복 제거 후 프롬프트 2건
연계 행사
100만달러 규모 힉스필드 글로벌 필름 페스티벌 출품작
발표
Higgsfield AI, 2026년 8월 17일 X 게시

SIGGRAPH 무대에 오른 힉스필드의 첫 장편

힉스필드(Higgsfield)가 첫 AI 애니메이션 장편 'KÖK BÖRÜ(쾨크뵈뤼)'를 공개했다. 자사 X 계정에 올린 발표에 따르면 이 작품은 SIGGRAPH 2026에서 상영됐다. SIGGRAPH는 컴퓨터그래픽스 분야 최대 규모 국제 학회로, 매년 픽사·디즈니·엔비디아 같은 회사들이 신기술과 신작을 공개하는 자리다. 힉스필드는 이번 상영이 이들 기존 스튜디오 작품과 같은 무대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힉스필드는 오픈AI·구글·바이트댄스 등이 만든 생성 모델을 끌어와 영상·이미지 제작 도구를 통째로 빌려주는 플랫폼이다. 이번 작품은 바이트댄스 시드(ByteDance Seed)가 개발한 Seedance 2.0을 힉스필드 플랫폼에서 구동해 만들었다. 지난 8월 초 공개된 것으로 알려진 Seedance 2.5와는 버전이 다르며, 공개된 프롬프트 메타데이터에도 'seedance_2_0'으로 명시돼 있다.

이미지: X — 미디어·생성AI

시댄스로 그린 카자흐 유목민 서사

공개된 프롬프트에 담긴 이야기는 한겨울 눈보라가 몰아치는 카자흐 유목민 아울(마을)의 게르(유르트) 안에서 시작한다. 촌장 격인 아크사칼이 눈보라가 마을을 덮치기 전에 새벽 이주를 명령하지만, 주인공 아나의 어린 딸 우마이가 앞선 폭풍 속에서 실종된 채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다. 아나는 이주가 곧 딸이 돌아올 곳을 버리는 일이라 여기고 하루만 더 기다려 달라 애원하지만, 아크사칼은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거절하고 남편 메르겐에게 아내를 데려가라는 눈짓을 보낸다.

프롬프트는 이 장면 전체를 하드컷으로 이어지는 여섯 개의 숏으로 나눠 지정했다. 인물의 감정이 억누른 절망에서 항의, 애원, 거절, 그리고 삭인 슬픔으로 단계를 밟아 올라가도록 짠 구조다.

공개된 프롬프트: 스타일과 금지 지시

스타일 지시에는 "STOP-MOTION ANIMATION — stepped frame-by-frame, ANIMATED ON TWOS at a true 12fps"(12fps로 두 프레임마다 자세를 바꿔 끊어 움직이는 스톱모션 기법)라는 문구가 그대로 적혀 있다. 이어 "NO smooth interpolation, NO motion blur, NO morphing, NO AI-glide"(부드러운 보간, 모션 블러, 모핑, AI 특유의 미끄러지듯 이어지는 움직임을 모두 금지한다)는 지시로 생성 영상 특유의 매끈한 전환을 의도적으로 차단했다.

동시에 배경 요소와 인물 움직임을 분리하라는 지시도 눈에 띈다. 프롬프트는 이를 "MOTION SEPARATION — CRITICAL"이라 못박고, 화로의 불꽃과 연기·입김은 부드럽게 흐르되 인물과 옷감, 게르 벽은 뚝뚝 끊어지는 스톱모션 방식으로 움직이라고 구분했다. 회화적 질감을 위해 캔버스 질감과 유화 붓자국까지 스타일 참조 이미지에서 그대로 가져오라는 지시도 포함됐다.

여섯 컷의 대사와 연출 지시

대사는 카자흐어로 쓰였고 각 대사 앞뒤로 감정 지시가 붙어 있다. 1번 숏에서 아크사칼은 무거운 침묵 뒤에 "Qıs — qatal... Aş böri azıq izdep qayta şabadı." 이어 "Köşu qajet."(겨울은 혹독하다... 굶주린 늑대가 먹이를 찾아 다시 덮칠 것이다 / 이주해야 한다)라고 명령을 내린다. 4번 숏에서 아나는 목이 갈라지는 목소리로 "Bir-aq kün küteyik! Tağı bir tañ atqanşa... Murşa beriñizşi!"(하루만 더 기다려요! 다시 새벽이 밝을 때까지...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라고 애원한다. 5번 숏에서 아크사칼은 슬프지만 단호하게 "Auıldı ajalğa qimaymın. Tañmen jüremiz."(마을을 죽음에 내맡길 수 없다. 새벽에 떠난다.)라고 답하며 대화를 끝맺는다.

프롬프트는 아나의 연기를 특히 세밀하게 통제한다. 소리 지르거나 무릎 꿇지 말고 서 있는 자세로, 눈에 눈물이 고이고 턱이 떨리는 정도의 절제된 감정만 허용하라는 지시가 반복된다. 화면 방향도 고정했다 — 아크사칼은 항상 화면 오른쪽, 아나는 화면 왼쪽에 서게 해 여섯 숏 내내 축이 바뀌지 않도록 했다.

시퀀스 뼈대 표

인물감정 단계핵심 지시
1아크사칼명령 선포무거운 침묵 후 정면이 아닌 사람들을 둘러보는 시선
2아나조용한 절망·주저항의하려다 멈추는 미세한 표정 변화
3아크사칼다독임슬프고 다정한 어조로 누그러짐
4아나절제된 절박한 애원서서, 목소리 낮게 갈라지되 절규하지 않음
5아크사칼거절슬프지만 흔들리지 않는 최종 선언
6아나삭인 슬픔표정 거의 움직이지 않고 눈물 한 방울만

그대로 따라 하는 법

이 프롬프트를 다른 장면에 옮기려면 먼저 스타일 참조 이미지와 캐릭터별 참조 이미지를 이미지 슬롯(<<<image_1>>> 식 표기)에 맞춰 넣어야 한다. 그다음 스톱모션 질감을 규정한 문단은 그대로 두고, STORY CONTEXT와 DIRECTOR'S NOTES의 숫자가 매겨진 항목만 새 장면의 인물·갈등·대사로 바꿔 끼우면 된다. 결과물의 움직임이 매끄럽게 뭉개진다면 "NO smooth interpolation" 계열 금지 문구가 프롬프트 앞쪽에 살아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화면 방향이 숏마다 뒤바뀐다면 GEOGRAPHY & SCREEN DIRECTION 항목의 좌우 고정 문장을 다시 강조해 넣으면 된다.

힉스필드는 앞서 지난 8월 16일 실제 배우가 출연한 110분 분량 AI 장편 '더 컬리힐 보이즈'를 공개하며 제작 과정과 프롬프트를 함께 풀어낸 바 있다.

에디터의 시선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어디서 상영했나'보다 '무엇을 숨기지 않았나'다. 힉스필드는 SIGGRAPH라는 업계 최고 권위 무대에 작품을 올리면서 동시에 그 작품을 만든 프롬프트 원문을 통째로 공개했다. 스톱모션 특유의 끊어지는 질감을 내기 위해 어떤 금지어를 넣었는지, 배우의 눈물 한 방울까지 어떻게 지시했는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결과물을 자랑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만드는 과정 자체를 공개 자산으로 삼는 태도는 이 회사가 지난 몇 주간 반복해 온 패턴과 같다 — K팝 액션 시리즈 '제퍼'에서도, SF 단편 '아딜리아다'에서도 힉스필드는 완성작과 함께 원재료를 풀었다.

예전의 AI 영상 도구를 실무에 붙여 보면 결론이 늘 비슷했다. 결과물은 그럴듯한데 그걸 만든 지시문은 감춰져 있어 다른 팀이 배울 수 없는 구조였다. 이번 프롬프트처럼 '움직임을 배경과 인물로 분리하라'는 지시 하나가 스톱모션 질감의 8할을 만든다는 사실이 문서로 남으면, 같은 시도를 하려는 다른 창작자가 처음부터 다시 실험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게 진짜 체감되는 차이다.

국내 영상 제작팀이나 1인 창작자라면 이 프롬프트 구조를 그대로 참고 자료로 써볼 만하다. 스타일·캐릭터·환경을 이미지 슬롯으로 분리하고, 감정의 단계를 숫자로 못박아 숏마다 다른 지시를 주는 방식은 장르를 바꿔도 재사용할 수 있는 뼈대다. 다만 카자흐어 대사처럼 특정 언어·문화 배경이 강한 요소는 그대로 복사하지 말고, 자신의 이야기에 맞는 톤과 언어로 바꿔야 결과가 어색하지 않다.

앞으로 몇 주 안에 힉스필드 글로벌 필름 페스티벌에 이 구조를 참고한 후속 출품작들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프롬프트를 숨기지 않는 쪽이 이기는 흐름이 이미 만들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