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AI 생성 — METAL LAB
요약
- xAI가 12일 그록 4.6을 공개했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지능 지수 61점으로 GPT-5.6 솔과 동급, 클로드 오퍼스 5·페이블 5에 이어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 단가는 100만 토큰당 입력 2달러·출력 6달러로 동급 모델의 절반 이하이며, 에이전트 과제를 오퍼스 5의 절반 턴·4분의 1 토큰으로 처리했다.
- 베이스 모델은 그대로 두고 포스트트레이닝만 강화한 결과로, 더 큰 베이스의 그록 4.7이 수 주 내 예고돼 가격·성능 경쟁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예고 8일 만에 도착한 업데이트
xAI가 12일(현지시간) 그록 4.6을 공개했다. 발표와 동시에 API와 코딩 도구 커서(Cursor), 자체 개발 플랫폼 그록 빌드에 곧바로 풀렸고, 오픈라우터·버셀·클라우드플레어 같은 파트너 경로로도 즉시 쓸 수 있다. 첫 주에는 그록 빌드와 커서에서 사용량 한도를 두 배로 주는 프로모션도 걸었다.
일론 머스크가 이달 초 "다음 주쯤 나온다"고 예고했던 바로 그 모델이다. 로드맵 일정이 밀리기로 유명한 xAI로서는 이례적으로 정확한 배송이었다.
지수 61점 — 최상위권 진입
독립 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A)는 그록 4.6에 지능 지수 61점을 매겼다. 오픈AI의 GPT-5.6 솔과 동점이고,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5(63점)와 클로드 페이블 5(62점)만이 위에 있다. 프런티어 최상위권에 사실상 어깨를 붙인 셈이다.
상승 폭이 특히 가파르다. 그록 4.5 대비 5점, 4.3 대비 23점이 올랐고, 가성비 강자로 꼽히던 키미 K3도 이번에 넘어섰다. 문제는 이 성적표에 붙은 가격이다.
| 모델 | AA 지능 지수 | 단가(100만 토큰, 입력/출력) |
|---|---|---|
| 클로드 오퍼스 5 | 63 | 5 / 25달러 |
| 클로드 페이블 5 | 62 | — |
| 그록 4.6 | 61 | 2 / 6달러 |
| GPT-5.6 솔 | 61 | 5 / 30달러 |
| 키미 K3 | 61 직전 | — |
절반 가격의 산수
그록 4.6의 단가는 100만 토큰당 입력 2달러·출력 6달러로, 4.5에서 한 푼도 올리지 않았다. 같은 점수대의 GPT-5.6 솔이나 오퍼스 5와 견주면 60% 이상 싸다. 같은 성적표를 받아 온 과외 선생님인데 수업료가 절반인 셈이다.
물론 조용히 오른 항목도 있다. 캐시 히트 요금이 100만 토큰당 0.3달러에서 0.5달러가 됐다. AA가 벤치마크 전체를 돌려 산출한 태스크당 비용은 0.84달러 — 키미 K3와 같은 값을 내고 더 높은 지능을 손에 넣는 구도다.
에이전트 일을 시키면 더 무섭다
이번 버전의 진짜 소구점은 에이전트 업무다. 실무형 지식노동 벤치마크 GDPval-AA v2에서 Elo 1753으로 오퍼스 5에 이어 2위에 올랐고, 터미널 작업 벤치마크 Terminal-Bench v2.1에서 88.4%를 기록했다. 은행 업무 시뮬레이션 τ³-Banking은 50.7%로 최상위권이고, 지식노동 종합 평가 AA-브리프케이스에서도 Elo 1577로 최상위 모델들과 같은 층에 섰다.

일 처리 방식이 특히 다르다. 장시간 에이전트 과제에서 그록 4.6은 평균 53턴, 입력 토큰 5억 개로 결과를 냈다. 오퍼스 5는 비슷한 결과에 약 103턴, 20억 토큰을 썼다. 같은 심부름을 절반의 왕복과 4분의 1의 말수로 끝내는 직원인 셈이라, 단가 차이는 실제 청구서에서 더 벌어진다.
몸집은 그대로, 훈련법만 갈았다
외신 분석에 따르면 그록 4.6은 4.5의 베이스 모델을 그대로 두고 SFT(지도 미세조정)와 강화학습 중심의 포스트트레이닝만 갈아 끼운 버전이다. 컨텍스트 창도 50만 토큰으로 동일하다. 판을 새로 짜지 않고 조리법만 바꿔 5점을 올린 것이다.
다음 수순도 예고돼 있다. 더 큰 베이스 모델을 쓰는 그록 4.7이 수 주 안에 나온다는 로드맵이 함께 흘러나왔고, 머스크는 현존 모든 모델을 능가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다만 xAI의 일정 약속은 밀린 전례가 많아, 이번처럼 제 날짜에 오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에디터의 시선
이번 발표에서 가장 오래 눈이 머문 숫자는 61점이 아니라 53턴이었다. 여러 프런티어 모델을 API로 물려 에이전트를 돌려 보면, 비용을 결정하는 건 단가표가 아니라 모델이 일을 몇 번 만에 끝내느냐다. 같은 과제를 두 배의 턴으로 도는 모델은 단가가 같아도 청구서가 두 배로 온다. 그록 4.6은 단가를 절반으로 두고 왕복 횟수까지 줄였으니, 체감 격차는 벤치마크 표보다 크게 다가올 것이다.
포스트트레이닝만으로 5점을 올렸다는 대목도 곱씹을 만하다. 작년까지는 점수를 올리려면 모델을 키우는 게 정석이었는데, 올해 프런티어 랩들은 같은 몸집에서 훈련법으로 격차를 만드는 쪽으로 일제히 방향을 틀었다. 기반 체력은 이미 상향 평준화됐고, 승부는 조련 기술에서 난다는 뜻이다.
국내 팀이라면 이 발표를 '갈아탈 이유'보다 '협상 카드'로 읽는 게 맞다. 프런티어급 지능의 단가가 반년 사이 이렇게 내려앉는 환경에서는, 특정 모델에 파이프라인을 못 박는 순간 손해가 시작된다. 어댑터 계층, 자체 평가 세트, 프롬프트 이식성처럼 모델 교체 비용을 낮춰 두는 것이야말로 지금 가장 수익률 높은 투자다. 실제로 이날 밤 딥시크가 몇 시간 만에 더 낮은 가격표로 응수한 것을 보면, 이 가격 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