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YouTube 영상 갈무리
요약
- 데이비드 레이거 NAS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인터뷰에서 AI 이미지 사용을 금지했다고 밝히며 NASA 브랜드가 신뢰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 NASA는 1959년 모다렐리의 미트볼을 공식 로고로 쓰다 1975년 대니 앤드 블랙번의 웜으로 바꿨고, 1992년 미트볼로 되돌렸다가 2020년 웜을 보조 로고로 되살렸다.
- 메탈이 직접 센 1976년 그래픽 표준 매뉴얼은 60쪽이며 로고를 다시 그리지 말고 원본을 복제하라고 정했다. 뉴욕 현대미술관은 웜과 매뉴얼 원본을 영구 소장품으로 들였다.
- 발언
- 데이비드 레이거 NAS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프런티파이 패러다임스 컨퍼런스(크로아티아) 후 인터뷰 · AI 이미지 사용 금지
- 미트볼
- 1959년 공식 로고 · 제임스 모다렐리(루이스 연구센터) · 1958년 7월 에임스 풍동의 마하 3.0 모형 날개에서 착안
- 웜
- 1975년 공개 · 대니 앤드 블랙번 · 연방 디자인 개선 프로그램(45개 넘는 연방 기관)
- 매뉴얼
- NHB 1430.2 · 1976년 1월 1일 시행 · 60쪽(메탈 직접 확인) · 잘못된 사용 9가지 · 헬베티카
- 교체
- 1992년 댄 골딘 청장 미트볼 복귀 · 2017년 기념품 허용 · 2020년 4월 2일 팰컨 9 Demo-2 웜 복귀 · 2022년 11월 아르테미스
- 소장
- 뉴욕 현대미술관 웜·1976년 매뉴얼 영구 소장 · 2025년 1월 「피루엣: 디자인의 전환점」 전시
- 현행
- 미트볼이 공식 식별자 · 웜은 보조 그래픽, 기념품 외 단독 사용 불가
NASA의 브랜드를 책임지는 사람이 조직 안에서 AI 이미지를 쓰지 못하게 했다. 데이비드 레이거 NAS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최근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브랜드 관리 플랫폼 프런티파이의 컨퍼런스 패러다임스에서 강연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AI 이미지 사용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이유는 한 줄이었다. "우리 브랜드는 신뢰 위에 서 있다." 사람들이 NASA에서 나온 이미지를 볼 때 그것이 진짜이고 눈에 보이는 것을 믿어도 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결정이 무거운 것은 NASA의 이미지가 67년 동안 쌓아 온 자산이기 때문이다. 로고 하나를 두고도 이 기관은 1975년에 바꾸고, 1992년에 되돌리고, 2020년에 다시 불러냈다. 동그란 인시그니아인 「미트볼」과 붉은 글자 로고인 「웜」이 그 주인공이다. 레이거가 AI 이미지를 막은 이유를 이해하려면 NASA가 자기 얼굴을 어떻게 지켜 왔는지부터 볼 필요가 있다.
이야기는 1958년 7월 캘리포니아의 한 풍동에서 시작된다. NASA 루이스 연구센터(지금의 글렌 연구센터)의 제임스 모다렐리는 에임스 연구센터의 유니터리 플랜 풍동을 둘러보다 마하 3.0 비행을 목표로 설계된 초음속기 모형을 봤다. 휘고 비틀린 화살 모양 날개에 코가 들린 이 모형에 깊은 인상을 받은 그는 그 날개를 양식화해 NASA 문장에 넣었다. 1949년 클리블랜드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아티스트 겸 디자이너로 입사한 그는 항공자문위원회(NACA)가 새 우주기관으로 흡수될 때 직원 공모에 도안을 내 당선됐다.
그렇게 1959년 NASA의 공식 로고가 탄생했다. NASA 설명에 따르면 파란 구는 행성을, 흰 별은 우주를, 붉은 V자 날개는 항공을, 이름을 감싼 궤도는 우주 비행을 뜻한다. 모다렐리는 격식용 문장을 단순하게 줄여 별과 궤도, 붉은 날개만 남기고 N-A-S-A 글자를 얹었다. 이 로고가 「미트볼」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은 한참 뒤인 1975년, NASA가 더 현대적인 로고로 바꾸기로 하면서부터다. 항공 분야에서는 이미 1957년 미 해군이 항공모함 착륙 유도등을 「빛의 미트볼」이라 불렀다.
1970년대 NASA는 이 로고를 내려놓았다. 1970년대 기술로는 인쇄하고 재현하기 어려웠고, 우주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복잡한 은유로 여기는 사람도 많았다고 NASA는 설명한다. 미 국립예술기금이 추진한 연방 디자인 개선 프로그램 아래 45개가 넘는 연방 기관이 그래픽을 점검받았고, NASA는 뉴욕의 디자인 회사 대니 앤드 블랙번에 일을 맡겼다. 디자인 디렉터였던 리처드 대니는 한 인터뷰에서 "미트볼은 복잡하고 재현하기 어려웠으며 공상과학 만화 같은 이미지로 가득했다"며 "우리 로고타입은 정반대였다. 깔끔하고, 진보적이며, 1마일 밖에서도 읽혔다"고 회상했다.

1975년 공개된 「웜」은 로고 하나가 아니라 체계였다. 메탈이 직접 받아 센 1976년 1월판 NASA 그래픽 표준 매뉴얼(NHB 1430.2)은 60쪽 분량이며, 1976년 1월 1일부로 시행된다고 적혀 있다. 매뉴얼은 N-A-S-A 네 글자를 가장 단순한 형태로 줄이고 획 굵기를 하나로 맞춰 통일성과 기술적 정밀함을 담았다고 설명한다. 두 A에서 가로획을 없앤 것은 로고타입에 수직의 추진력을 주기 위해서였다. 매뉴얼은 로고를 절대 다시 그리지 말고 원본 아트워크를 사진 방식으로 복제하라고 못 박았다.
규칙은 집요할 만큼 구체적이었다. NASA 레드는 4도 인쇄에서 빨강 100%에 노랑 100%를 더한 색으로, 흰색이나 아주 밝은 배경에서만 써야 했고 어두운 배경에서는 로고를 늘 흰색으로 둬야 했다. 잘못된 사용 예는 아홉 가지로 정리돼 있다. 원 안에 넣지 말 것, 외곽선만 남기지 말 것, 세로로 세우지 말 것 같은 항목이다. 서체는 헬베티카가 가장 중요한 글꼴로 지정됐고, 관용차 앞문과 항공기 수직 꼬리날개, 우주선 표면까지 로고를 어디에 어떤 크기로 둘지가 정해졌다.
매뉴얼은 로고 밖의 세계까지 다뤘다. 목차는 로고타입, 복제용 원화, 편지지, 서식, 간행물, 표지판, 차량, 기타, 보조 지침의 아홉 부로 나뉜다. 간행물 편에는 헬베티카와 푸투라, 가라몬드, 타임스 로만 네 서체의 쓰임새가 정리돼 있고, 전단과 학술지, 소식지, 고급 간행물, 양장본마다 표지와 내지 격자가 따로 설계돼 있다. 보도자료 양식과 포스터 규격, 제복 패치까지 들어 있다. 임무 패치는 임무마다 개성이 다르고 수명이 짧으니 공식 식별 요소와 떨어진 자기 자리를 가져야 서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있다. 로고를 바꾼 것이 아니라 기관이 세상에 보이는 모든 표면을 한 체계로 묶은 셈이다.
우주선 규칙이 특히 눈에 띈다. 매뉴얼의 우주선 표기 쪽은 우주망원경에 로고타입을 망원경 윗부분 지름과 같은 크기로 넣고, 성조기가 없으므로 NASA 레드로 칠한다고 적었다. 실제로 허블 우주망원경 표면에는 붉은 웜이 새겨졌다. 매뉴얼은 우주선 표기의 원칙으로 과학·운용 요구 준수, 최대의 시각 효과, 경쟁과 혼잡 없는 식별 요소, 통합 시각 커뮤니케이션 체계와의 일관성을 꼽았다.
웜은 17년 만에 밀려났다. 1992년 취임한 댄 골딘 청장이 미트볼을 되살렸기 때문이다. NASA는 골딘이 아폴로 시절의 영광을 떠올리게 하고 "NASA에 마법이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 주려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국립예술기금 디자인 프로그램 책임자 미나 라이트 베리먼은 골딘에게 편지를 보내 "웜은 단순한 로고가 아니라 NASA의 포괄적인 시각 표준 프로그램의 핵심"이라며 반대했지만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레이거는 이 일을 두고 "새로 온 청장이 웜을 좋아하지 않았다"며 아폴로의 자부심과 에너지를 되찾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그 뒤 웜은 기념품 속으로 물러났다. NASA는 2017년 기념품에 웜을 다시 허용했고, 2020년 4월 2일 「웜이 돌아왔다」고 발표했다. 우주비행사를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낼 스페이스X 팰컨 9 로켓의 Demo-2 비행에 맞춰 로켓 동체에 웜이 그려졌다. NASA는 이 비행을 미국 땅에서 미국 로켓으로 사람을 우주에 보내는 일의 귀환이라고 불렀다. NASA는 그때도 "미트볼은 NASA의 주 상징으로 남는다"며 선을 그었다.
웜은 달 로켓으로 옮겨 갔다. NASA는 2022년 11월 50여 년 만에 달을 돈 첫 로켓인 우주발사시스템(SLS)에도 웜을 썼다. 메탈이 확인한 NASA 마셜 우주비행센터의 84초짜리 공식 영상은 그다음 판을 담고 있다. 케네디 우주센터 작업자들은 사람을 태우는 첫 아르테미스 임무인 아르테미스 2호의 부스터 모터 구간에 2024년 1월 22일부터 2월 16일까지 웜을 칠했다. NASA 설명에 따르면 로고 하나의 길이는 약 25피트(약 7.6m)로 부스터 모터 한 구간과 맞먹고, 17층 높이로 쌓이는 부스터가 발사와 비행 내내 이 글자를 양옆으로 드러낸다. 1976년 매뉴얼이 요구한 「최대의 시각 효과」가 50년 뒤 달 로켓에서 그대로 구현된 셈이다.

웜을 되살린 실무자가 레이거다. 그는 음악 밴드 활동으로 디자인을 시작해 박물관과 에이전시, 디즈니를 거쳤고, 제트추진연구소 뒤 동네로 이사한 것을 계기로 2019년 그곳에 합류했다. 그는 웜을 되살리는 큰 프로젝트를 마친 뒤인 2023년 NASA 본부 전담이 됐고, 그 과정에서 1년 남짓 자기 일이 "미트볼과 웜 사이의 평화 조약을 쓰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NASA 브랜드 가이드라인은 웜을 미트볼의 보조 그래픽으로 규정하고, 기념품을 제외하면 미트볼 없이 단독으로 쓰지 못하게 한다.
현행 규칙도 1976년만큼 촘촘하다. 가이드라인은 미국 연방규정 14 CFR 1221을 근거로 미트볼이 모든 기관 간행물과 전시물에 들어가야 한다고 정하고, 외부 단체가 허락 없이 미트볼이나 웜, 문장을 쓰지 못하게 한다. 개별 임무용 상징 가운데 대외 자료에 미트볼과 나란히 쓸 수 있도록 승인된 것은 아르테미스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두 개뿐이다. 웹 화면에는 인터, 퍼블릭 산스, DM 모노 세 서체를 쓰고, NASA 로고를 흉내 낸 글꼴은 금지한다. NASA 이미지를 NFT로 만드는 데도 선을 그었다. NASA 기념품 팀에는 로고 사용을 허락해 달라는 요청이 매달 수백 건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사도 웜을 다시 불렀다. NASA는 2023년 11월 6일 리처드 대니에게 민간인에게 주는 공공 공로 메달을 수여했고, 대니는 "50년 여정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은 웜 로고타입과 1976년 매뉴얼 원본을 영구 소장품으로 들였고, 2025년 1월 전시 「피루엣: 디자인의 전환점」에서 처음 공개했다. 레이거는 "90대가 된 디자이너는 웜이 다시 쓰이는 걸 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메탈이 확인한 NASA 자료에서는 웜이 받은 대통령 디자인상 연도가 1984년과 1985년으로 엇갈린다.
이런 역사를 놓고 보면 레이거의 AI 금지는 취향이 아니라 원칙으로 읽힌다. 그는 기술에 밝은 동료들이 "디자인을 부탁할 필요 없이 그냥 생성하면 된다"며 반발했다고 전했다. 그의 답은 이미 사람들이 무언가를 사실이 아니라고 믿을 핑계를 찾고 있으니 "불난 데 기름을 부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NASA 커뮤니케이션 선언문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먼저 쓰도록 정하고 있다. 레이거는 "우리에게는 AI가 만들고 싶어 하는 바로 그런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메탈은 클로드가 NASA의 달 지형 데이터로 내비게이션 앱을 만든 소식을 보도한 바 있다.
조직 안의 사정도 이 결정을 설명한다. 레이거는 NASA 직원의 약 30%가 NASA에서만 일했고, 비슷한 비율이 30년 넘게 근무했다고 추산했다. 오래 있다 보면 브랜드가 벽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래서 그는 두 로고를 설명하는 워크숍과 발표를 조직 곳곳에서 열었다. NASA가 파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제품이 아니라 "낙관과 인간다움"이라고 답했다. NASA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대중이 그것을 좋은 투자로 이해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콘텐츠 마케터의 눈으로 보면 NASA의 67년은 브랜드가 무엇으로 신뢰를 쌓는지 보여 주는 긴 사례다. 1976년 매뉴얼이 로고를 다시 그리지 말고 원본을 복제하라고 한 것과, 2026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이미지를 새로 생성하지 말고 이미 존재하는 사진을 쓰라고 한 것은 같은 신뢰 원칙에서 나온다. 복제된 원본만이 진짜라는 원칙이다. 생성 이미지가 광고와 소셜미디어의 기본값이 되는 AI 시대에, 허블에 새긴 붉은 글자와 실제 우주비행사의 사진을 가진 기관은 그 기본값을 거부하는 쪽을 골랐다. 누구나 그럴듯한 이미지를 싸게 만들 수 있게 되면 브랜드의 차별점은 보여 주는 것이 실제로 있었다는 증거로 옮겨 간다.
출처
- Creative Bloq — "We have the kind of stuff AI wishes it could make": Why trust is more important than ever for the NASA brand →
- NASA — The Worm is Back! →
- NASA — NASA Brand Guidelines →
- Creative Review — How the NASA worm logo was designed →
- NASA — NASA's "Meatball" Logo →
- NASA — NASA Worm as Art →
- NASA — Worm Designer Receives NASA's Exceptional Public Achievement Medal →
- NASA's Marshall Space Flight Center (YouTube) — Artemis II Boosters Receive Iconic NASA “Worm”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