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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

카메라 탑재 에어팟, 촬영 대신 시리의 '눈'

애플이 macOS 26.7 RC에 실수로 남긴 데모 영상에서 카메라 탑재 에어팟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코드명 B790으로 불린 이 카메라는 사진도 영상도 남기지 않는다.

남성이 창가에서 책을 들고 있는 모습

이미지: METAL

요약

  • 애플이 2026년 8월 17일 배포한 macOS 26.7 RC에서 카메라 탑재 에어팟(코드명 B790)의 데모 영상과 관련 코드가 발견됐다
  • 코드에는 좌우 이어버드별 '이미지 스트림'과 카메라가 가려졌을 때 뜨는 경고 문구가 함께 들어 있다
  • 블룸버그 마크 거먼에 따르면 이 카메라는 사진·영상을 남기지 않고 시리에게 저해상도 시각 정보만 넘기며, 클라우드 전송 시 LED 표시등이 켜진다
발견 경위
macOS 26.7 RC(2026-08-17)에서 확인 — MacRumors 최초 보도, Aaron Perris가 X로 확산
코드명
B790(이르면 9월 공개) · B798(2027년 별개 프로젝트)
핵심 코드 문자열
'B790 start image stream failed for left bud' — 좌우 이어버드별 이미지 스트림
안내·오류 문구
'Hair Detected' · '에어팟이 가려지지 않게 하세요'
외형
현행 에어팟 프로와 유사, 스템이 다소 두꺼움 (카메라는 영상에 안 보임)
촬영 기능
사진·영상 저장 불가, 저해상도 시각 정보만 캡처 (마크 거먼 보도)
투명성 장치
클라우드로 시각 데이터 전송 시 켜지는 LED 표시등
같은 빌드 유출
iPhone 18 Pro(V63)·iPhone Ultra(V68)·홈 허브(J490·J491) 등 다수, 미확인 하드웨어 ID 25개

책을 든 남자와 시리의 대화

애플이 2026년 8월 17일 배포한 macOS 26.7 RC — 정식 배포 직전 마지막 테스트 버전 — 안에서 데모 영상 하나가 발견됐다. 한 남성이 에어팟을 낀 채 책을 들어 보이고, 시리가 그 책을 알아본다. 내레이션은 이렇게 말한다. "비주얼 인텔리전스와 함께라면 당신의 세상은 저장 가능해집니다. 마음에 드는 게 보이면, 나중을 위해 저장해달라고 말만 하면 됩니다."

비주얼 인텔리전스(Visual Intelligence)는 애플이 최신 아이폰에 먼저 넣은 기능으로, 카메라가 비추는 대상을 알아보고 그에 대해 답해 주는 시각 인식 기능이다. 지금까지는 아이폰을 들어 화면에 대상을 담아야 했지만, 이 영상 속에서는 귀에 꽂은 이어버드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영상 파일을 처음 찾아낸 곳은 MacRumors였고, 같은 영상을 X에 올린 Aaron Perri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카메라 달린 에어팟 소문은 2025년 초부터 돌았지만, 애플이 직접 만든 제품 영상이 통째로 새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eft bud' 한 줄이 말해주는 것

같은 빌드 코드에는 "B790 start image stream failed for left bud"라는 오류 로그가 들어 있다. 한 줄이지만 담긴 정보는 두 개다. 카메라 데이터를 '이미지 스트림'으로 다룬다는 것, 그리고 그 스트림이 왼쪽·오른쪽 이어버드마다 따로 있다는 것이다. 사진 파일을 만들어 두는 구조가 아니라, 흘러오는 신호를 그때그때 처리하는 구조에 가깝다.

카메라가 가려질 때를 대비한 문구도 함께 나왔다. 테크크런치가 전한 "Hair Detected" 오류 메시지와, 시스템 파일에서 발견된 안내 문구 "주변 사물에 대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얻으려면 에어팟이 가려지지 않게 하세요"가 그것이다. 귀에 꽂는 기기에 렌즈를 달면 머리카락이 그 위를 덮는다 — 안경형 기기에는 없던 문제를 애플도 이미 겪고 있다는 뜻이다.

영상 속 제품은 현행 에어팟 프로와 거의 같은 모양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스템(줄기)이 조금 더 두껍다는 것 하나뿐이고, 카메라 자체는 화면에 잡히지 않는다. AppleInsider는 평소 마이크가 들어가는 스템 끝에 센서가 자리했을 것으로 봤다.

창고 문이 잠깐 열렸다

이번 유출이 이례적인 이유는 에어팟 하나 때문이 아니다. MacRumors 집계에 따르면 이 RC 빌드에는 미출시 제품 코드명이 무더기로 들어 있었다. iPhone 18 Pro(V63)와 Pro Max(V64), 폴더블로 알려진 iPhone Ultra(V68), 2027년 봄으로 거론되는 iPhone Air 2(V62)와 iPhone 18(V67)이 함께 나왔다.

기기 종류를 가리지도 않았다. 받침대형과 벽걸이형 홈 허브(J490·J491), Argentium 칩을 단 홈팟 미니(B525), 다중 센서 액세서리(J229), 탁상형 로봇(J595), homeOS로 보이는 "Pebble", M6 맥북 프로(J804), OLED 아이패드 미니(J510·J511), 2세대로 추정되는 비전 프로(N109), 새 애플 TV 리모컨(ATVRemote1,5)까지 이름이 올라 있다. 정체를 특정하지 못한 하드웨어 ID만 25개다.

카메라 에어팟은 그중 두 갈래로 갈린다. B790은 이르면 다음 달 아이폰 행사에서 공개될 수 있는 쪽이고, B798은 2027년을 겨냥한 별개 프로젝트다. 같은 빌드에 4세대 에어팟 프로로 보이는 식별자(AirPodsPro1,4)와 정체불명의 AirPod3,5도 함께 들어 있어, 애플이 이어버드 라인 자체를 한꺼번에 손보고 있다는 정황으로 읽힌다.

다만 애플은 9월 행사 날짜조차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았고, 거먼도 "9월 상반기"라고만 전했다. 코드에 이름이 올라와 있다는 사실이 곧 출시를 뜻하지는 않는다.

시리를 위한 '눈', 촬영은 못 한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은 앞서 이 카메라가 사진이나 영상을 남기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카메라는 사실상 시리를 위한 눈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저해상도로 주변 시각 정보를 받아 시리에게 넘길 뿐, 사진첩에 남는 파일은 만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길을 걷다 간판을 읽고 그냥 지나가는 사람과, 그 간판을 사진으로 찍어 앨범에 넣어 두는 사람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애플이 택한 쪽은 앞이다. 요리 재료를 보고 레시피를 묻거나, 낯선 도시에서 화면을 꺼내지 않고 도보 길안내를 받는 식의 쓰임이 예로 거론된다.

카메라의 정체가 일반 카메라가 아닐 가능성도 남아 있다. 분석가 Ming-Chi Kuo는 애플이 적외선 카메라를 단 에어팟을 준비 중이라고 봤고, 적외선이라면 허공에서 손짓으로 조작하는 방식까지 열린다고 짚었다. 애플 워치에 카메라가 들어가는 시점은 2027년으로 거론된다.

이 기능이 단독으로 의미를 가지긴 어렵다. 카메라가 넘긴 장면을 알아듣고 답하는 쪽은 결국 시리이고, 대대적으로 개편된 시리는 9월 iOS 27과 함께 나올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어팟의 카메라는 그 시리에게 붙는 감각기관에 가깝다.

애플이 최근 뉴스 콘텐츠를 놓고 언론사와 협상해 온 것도 같은 그림 안에 있다. 화면을 보지 않고 묻고 듣는 방식이 늘어날수록, 시리가 무엇을 알고 있느냐가 곧 제품의 성능이 된다.

LED 하나로 의심을 지울 수 있을까

거먼은 이 기기에 클라우드로 시각 데이터를 보낼 때 켜지는 LED 표시등이 들어간다고도 전했다. 투명성 측면에서는 옳은 설계다. 문제는 에어팟처럼 작은 기기에 달린 LED가 맞은편 사람 눈에 실제로 얼마나 보이느냐다.

더 큰 문제는 분류다. LED가 켜지는 순간 이 제품은 메타 레이밴, 스냅 스펙스, 구글의 AI 글래스와 같은 칸에 놓인다. 카메라의 실제 동작은 애플이 통제할 수 있어도, 사람들이 그 카메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애플 손을 떠난 영역이다.

AI 웨어러블 도청 우려에 '방해 장치' 스타트업 등장

에어팟은 지금까지 아이폰의 부속품처럼 하루 종일 별생각 없이 끼고 다니는 물건이었다. 여기에 렌즈가 들어가면 맞은편 사람이 '혹시 지금 찍히고 있나'를 의식하게 만드는 물건으로 성격이 바뀐다. 애플로서는 통상적인 하드웨어 리프레시보다 훨씬 큰 도박인 셈이다.

에디터의 시선

카메라를 넣되 촬영 기능은 뺀다 — 이 절충은 기술적 한계가 아니라 브랜드 방어 전략으로 읽힌다. 이번 코드 유출이 새로 보여준 건 그 방어가 말이 아니라 구조라는 점이다.

애플이 쓴 단어가 '사진'이 아니라 '이미지 스트림'이었다. 저장 대상인 파일이 아니라 흘러가는 신호라는 뜻이다. 나중에 소프트웨어로 촬영을 막는 것과 처음부터 파일을 만들지 않는 것은 방어력이 전혀 다르다. 촬영 기능이 아예 없으면 '몰카' 논란의 근거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LED를 붙인 지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애플의 표시등은 카메라가 켜질 때가 아니라 시각 데이터가 클라우드로 나갈 때 켜진다. 사용자가 실제로 불안해하는 순간은 렌즈가 작동하는 때가 아니라 내 주변 정보가 기기 밖으로 나가는 때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정리하면 국내 팀이 먼저 베낄 것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설계 규칙 두 가지다. 센서 데이터를 파일로 만들지 않는 구조, 그리고 '작동 중'이 아니라 '전송 중'에 붙는 표시등이다. 둘 다 부품값이 들지 않는 대신 제품을 어떻게 설명할지가 통째로 달라진다.

그럼에도 이 절충이 완전한 방어막이 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기기의 동작보다 겉모습에 먼저 반응하고, 이어버드에 렌즈가 달렸다는 사실 하나로 의심은 충분히 생긴다.

메타 레이밴은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몰래 찍는 안경'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고, 스냅 스펙스와 구글 AI 글래스도 같은 눈초리를 받는다. 지금까지 나온 AI 웨어러블을 놓고 보면 목걸이형·안경형·반지형 할 것 없이 하나같이 프라이버시에서 발목을 잡혔다. 애플은 늦게 들어가는 대신 그 실패를 전부 보고 들어가는 위치에 있다.

AI 웨어러블 무덤에서 살아남으려는 음성 반지, 샌드바

9월 발표까지 몇 주 동안 추가 코드 유출이나 상표 등록 같은 정황이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실제 제품이 사람들 귀에 꽂히기 전까지, 이 기기의 여론을 가를 첫 시험대는 성능도 가격도 아닌 LED가 얼마나 잘 보이느냐 하나가 될 것이다.

김현국

METAL 발행인 · 아카이브저널 발행인 · 이라선 운영

매거진·서점·교육을 오래 해 온 편집자예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아카이브저널>을 발행하고, 아트 서점 <이라선>을 운영했으며, 라이카 아카데미에서 디렉터로 사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끌었어요. 그 시선으로 전 세계 AI 소식을 독자에게 전하는 메탈(METAL) 매거진 편집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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