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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원핵생물 볼트 입자 구조 공개

앤스로픽 생물학 연구팀이 박테리오파지 단백질 L05가 사슬 96개로 이루는 볼트 껍질을 극저온전자현미경으로 3.2옹스트롬에서 풀었다. 1986년 발견된 뒤 기능이 밝혀지지 않은 볼트를 대장균에서 빠르게 만들어 연구할 길이 열렸다.

앤스로픽, 원핵생물 볼트 입자 구조 공개 · Image: METAL LAB

이미지: METAL

요약

  • 앤스로픽이 11월 4일 세균과 박테리오파지에서 온 볼트 입자의 첫 3차원 구조를 공개했다.
  • 파지 단백질 L05 껍질은 사슬 96개로 사람 볼트의 78개보다 많고, 더 짧고 넓으면서 약 25% 큰 부피를 품는다.
  • 벽 반복을 두 개 더 끼워 넣자 부피가 약 20% 늘어 사람 볼트보다 약 50% 큰 나노 용기가 됐다.
발표
2026년 11월 4일 · 앤스로픽 연구 글 「Investigating vault particles with Claude」 + 기술 보고서 36쪽
저자
야누카 아투코랄라게 · 피터 윤 · 아미르 샤네사자데 · 에릭 카우더러에이브럼스 · 니컬러스 페리 · 매슈 더런트(앤스로픽 생명과학팀)
구조 대상
박테리오파지 MVP 상동체 L05 · 공칭 분해능 3.2옹스트롬
사슬 수
L05 96개(반쪽당 48개) vs 사람 볼트 78개(반쪽당 39개)
크기
L05 54.5×47.5나노미터 vs 사람 볼트 67×40나노미터 · 내부 부피 약 25% 큼
질량
약 9.5메가달톤
벽 반복
L05 7개 · 사람 MVP 9개 · 벽 길이 28.1나노미터 vs 35.3나노미터
캡 경사
L05 약 34도 · 사람 볼트 약 52도
허리 접촉면
약 225제곱옹스트롬 vs 사람 볼트 약 420제곱옹스트롬
서열 탐색
클로드 사이언스 · 약 150억 개 예측 단백질 · 세균 29문 + 고세균 4문 · 해독 종의 1% 미만
알려진 그룹 수
41개 → 1,507개(50% 동일성 기준)
계통수
대표 서열 489개
선별
단백질 44개 선정(벽 반복 3~14개) · 대장균 24개 중 15개 가용성 · 7개 볼트 유사 입자 · cryo-EM 4개 확정(파지 2 · 세균 2)
조립 실험
변이체 15개 · 단일 치환 R55E(벽 이음매)·I794D(캡 나선)에서 로제트 입자
크기 조절
L05+2 58.5×49.4나노미터 · 공칭 분해능 약 3.5옹스트롬 · 부피 약 20% 증가 · 사람 볼트 대비 약 50% 큼
미확인 리간드
분자 2만 5,000개 계산 탐색 · 코엔자임 A 또는 유도체가 후보
정제 시간
크기 배제 크로마토그래피 약 90분 vs 기존 설탕 밀도 구배 약 3일
구조 처리
내부 멀티에이전트 환경에서 RELION 운용 · 첫 전체 모델 34시간 · 전체 4개월 미만
오류
배지 첨가제 지정으로 2주 지연 · 표준 단계 생략으로 거울상 혼합 지도
볼트 발견
1986년 레너드 롬·낸시 케더샤 · 사람 세포당 약 1만 개 추정 · 리보솜의 약 1.8배
남은 과제
대장균에서만 생산 · 자연 숙주 조립 미확인 · 기능 미상 · bioRxiv 제출

앤스로픽이 세균과 박테리오파지에서 온 볼트(vault) 입자의 3차원 구조를 처음으로 풀어냈다. 회사의 생물학 연구팀은 11월 4일 연구 글과 기술 보고서를 공개하고, 파지에서 온 단백질 L05가 사슬 96개로 이뤄진 껍질을 만든다는 사실을 극저온전자현미경(cryo-EM)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조의 공칭 분해능은 3.2옹스트롬이다. 세균과 고세균처럼 핵이 없는 단순한 세포, 곧 원핵생물에서 볼트 입자의 구조가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볼트는 1986년 레너드 롬(Leonard Rome)과 낸시 케더샤(Nancy Kedersha)가 쥐 간에서 처음 분리한 속이 빈 통 모양 단백질 껍질이다. 진핵세포에서 알려진 가장 큰 리보핵산단백질 입자로 리보솜보다 약 1.8배 크고, 사람 세포 하나에 약 1만 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포유류 볼트는 주요 볼트 단백질(MVP) 78개가 두 개의 반쪽으로 나뉘어 허리에서 맞물린 형태다. 전자현미경으로 본 갈비뼈 모양 껍질이 성당의 둥근 천장을 닮아 볼트라는 이름이 붙었다. 약물 저항, 핵 수송, 신호 전달, 면역 같은 역할이 제안됐지만 40년 동안 어느 것도 확정되지 않았고, 볼트 구성 요소가 없는 생쥐도 멀쩡히 산다. 롬은 앤스로픽 자문으로 참여해 구조를 받아 본 뒤 "볼트의 기능을 알아내는 일은 여전히 엄청나게 어렵다"며 "앤스로픽이 좋은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것이 기쁘고, 이제 다른 연구자들이 이 문제에 매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클로드 사이언스로 약 150억 개 예측 단백질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MVP 친척 단백질을 찾았다. 어깨 도메인의 프로필 은닉 마르코프 모델을 만들어 반복 검색한 결과, MVP 상동체는 세균 29개 문과 고세균 4개 문에 퍼져 있었지만 유전체가 해독된 종 가운데 1% 미만에만 나타났다. 널리 퍼져 있으나 드물다는 뜻이다. 이 조사로 알려진 MVP·MVP 유사 단백질 그룹은 41개에서 1,507개로 늘었다. 연구팀은 대표 서열 489개로 계통수를 만들어 세균, 고세균, 파지, 진핵생물의 유전자가 각각 다른 가지에 놓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음은 이 단백질들이 실제로 껍질을 만드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연구팀은 벽 반복이 3개에서 14개까지 걸친 단백질 44개를 골라 무세포 발현계에 넣었고, 성적이 좋은 것들을 대장균으로 옮겨 24개 가운데 15개에서 녹는 단백질을 얻었다. 입자가 9메가달톤에 이를 만큼 커서 크기 배제 크로마토그래피의 배제 부피에 먼저 빠져나온다는 점을 이용했다. 음성 염색 전자현미경으로 보니 15개 중 7개가 볼트 같은 입자를 만들었고, cryo-EM 은 그중 4개를 볼트로 확정했다. 파지에서 둘, 세균에서 둘이다. 빈 벡터를 넣은 세포를 같은 절차에 태웠을 때는 통 모양도 고리 조각도 나오지 않았다.

구조를 자세히 본 대상은 파지 단백질 L05다. 반쪽마다 사슬 48개, 전체 96개로 사람 볼트의 78개보다 18개 많다. 짧은 축 지름은 47.5나노미터로 사람 볼트의 40나노미터보다 넓고, 전체 길이는 54.5나노미터로 사람 볼트의 67나노미터보다 짧다. 사슬 하나에 든 벽 반복은 7개여서 9개인 사람 MVP보다 벽이 7.2나노미터 짧고, 캡의 경사도 약 34도로 사람 볼트의 약 52도보다 완만하다. 그런데도 더 둥글어 안에 품는 부피는 약 25% 크다. 두 반쪽이 맞물리는 허리의 접촉 면적은 약 225제곱옹스트롬으로 사람 볼트의 약 420제곱옹스트롬의 절반 수준이고, 그 자리를 이루는 잔기는 두 볼트 사이에 하나도 겹치지 않았다.

대장균에서 만든 L05 볼트 입자를 담은 극저온전자현미경 사진과 2차원 평균상

껍질이 극을 향해 좁아지는 방식은 세 단계를 밟는다. 이웃한 사슬 세 개 중 하나는 첫 단에서 끝나고, 하나는 둘째 단에서 멈추며, 나머지 하나만 꼭짓점까지 간다. 벽에서는 같은 모양이던 사슬이 캡에서 서로 다른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어느 접촉이 껍질을 닫는 데 필요한지 보려고 L05 변이체 15개를 만들어 대부분 이웃 사슬이 맞닿는 자리를 건드렸다. 벽 이음매의 전하를 한 곳만 뒤집거나(R55E) 캡 나선에서 한 자리만 바꾸자(I794D) 닫힌 껍질 대신 꽃잎처럼 벌어진 로제트 입자가 나왔다. 캡 테두리를 건드린 변이체는 형체 없는 덩어리가 됐다.

L05 볼트 전체 모습과 사슬이 꼭짓점을 향해 감겨 드는 캡을 위에서 본 극저온전자현미경 구조

볼트의 크기를 늘리는 실험도 이어졌다. 자연에 있는 MVP 가운데 이웃한 반복이 최대 89%까지 같은 서열을 가진 사례가 있어, 내부 복제가 반복 수를 늘려 왔다고 본 것이다. 연구팀이 벽 반복 4번과 5번을 한 벌 더 끼워 넣자 L05+2는 58.5×49.4나노미터로 커졌고, 공칭 분해능 약 3.5옹스트롬의 구조에서 두 반쪽이 약 3도 돌아가고 벽의 곡률이 16도 바뀐 채 껍질이 그대로 닫혔다. 품는 부피는 약 20% 늘어 사람 볼트보다 약 50% 큰 용기가 됐다. 반복을 더하고 빼는 것만으로 나노 용기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설명되지 않은 것도 구조에 남았다. 사슬 96개마다 벽 안쪽 주머니에 단백질 모델로는 설명되지 않는 밀도가 또렷하게 잡혔다. 메탈이 확인한 36쪽 분량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분자 2만 5,000개를 이 밀도에 맞춰 보는 계산 탐색을 돌렸고, 코엔자임 A 또는 그 유도체가 가장 그럴듯한 후보로 나왔다. 사람 볼트의 같은 안쪽 면에는 NAD+ 같은 뉴클레오타이드가 붙고 파트너 단백질 PARP4가 자리 잡는다. 정체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볼트가 작은 분자를 품는 자리를 진화시켜 왔을 가능성을 가리킨다.

L05 볼트와 벽 반복을 두 개 더한 변형 볼트를 같은 배율로 나란히 비교한 구조

작업 방식 자체가 이번 연구의 또 다른 결과다. 연구팀은 클로드에게 단백질 데이터베이스 검색, DNA 설계, 정제 조건 최적화, 현미경 데이터 처리를 맡겼다. 진핵생물 볼트용으로 개발된 설탕 밀도 구배법은 사흘이 걸리는데, 크로마토그래피로 바꾼 방법은 세포에서 현미경 그리드까지 약 90분으로 줄었다. 클로드는 처음에 이 방법을 반대했다가 컬럼과 추적 방법을 제안했고, 파쇄한 세포 내용물을 정제 없이 그대로 올리자는 안까지 냈다. 구조 처리는 내부 멀티에이전트 환경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RELION 을 돌리는 방식으로 진행해 첫 전체 모델이 34시간 만에 나왔다. 전체 과정은 4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한편 클로드가 쓴 프로토콜이 DNA 도입을 방해하는 배지 첨가제를 지정해 2주를 까먹었고, 초기 cryo-EM 처리에서는 표준 단계를 건너뛰어 거울상이 섞인 엉뚱한 지도가 나왔다. 연구진은 그때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아니면 평범한 방법으로 가자"고 지시했다고 적었다. 메탈은 앤스로픽이 클로드를 신약 개발에 투입한 초기 성과를 공개한 소식을 보도한 바 있다.

볼트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여전히 답이 없다. 지금까지 이 입자들은 대장균에서만 만들어졌고, 유전자가 원래 들어 있는 세균과 파지에서도 조립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일부 MVP 가지가 항파지 방어, RNA 수선, 뉴클레오타이드 대사, 고리형 디구아노신일인산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유전자들과 같은 오페론에 놓인다는 점을 단서로 제시했다. 기술 보고서는 bioRxiv 에 제출됐고 구조와 추가 데이터는 나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롬은 "볼트가 전부 같은 일을 한다는 결론이 날까, 아니면 기능이 진화해 온 과정을 보게 될까"라며 "사람 볼트와 같은 일을 하고 있다면 그것도 아주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현국

METAL 발행인 · 아카이브저널 발행인 · 이라선 운영

매거진·서점·교육을 오래 해 온 편집자예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아카이브저널>을 발행하고, 아트 서점 <이라선>을 운영했으며, 라이카 아카데미에서 디렉터로 사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끌었어요. 그 시선으로 전 세계 AI 소식을 독자에게 전하는 메탈(METAL) 매거진 편집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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