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 트렐너가 퍼플렉시티 sonar·sonar-pro에 380개 소프트웨어 카테고리를 물어 인용 7,534건을 분석했어요
- 인용의 59.8%가 방문량 상위 10만 위 밖 도메인이었고, 세 사이트는 21만5,128개 페이지를 자동 생성해 뒀어요
- worldmetrics.org·gitnux.org는 홈페이지 제목을 'Facts & Grounding Page'로 붙여 AI 그라운딩 단계를 직접 겨냥했어요
- 조사 주체·시점
- 트렐너(Trellner), 2026년 9월 2일 공개
- 조사 대상 모델
- Perplexity sonar·sonar-pro (OpenRouter 경유)
- 조사 규모
- 380개 카테고리 × 2개 모델 = 760회 호출
- 총 인용·고유 도메인
- 7,534건 인용, 2,055개 고유 도메인
- 무명 도메인 비중
- 59.8%가 Tranco 10만 위 밖, 23.4%는 100만 위 밖
- guideflow.com 인용
- 96개 카테고리에서 194회, 전체 3위(가트너보다 많음)
- 3개 사이트 생성 페이지
- worldmetrics.org·gitnux.org·wifitalents.com 합계 215,128개 /best/ 페이지
- 벤더 링크 오류 사례
- dryad.co→인도네시아 도박사이트, montecarlo.com→모나코 카지노그룹 리다이렉트
소프트웨어 구매 정보를 AI에게 물으면 어떤 자료를 근거로 답할까요. 리서치 매체 트렐너(Trellner)가 2026년 9월 2일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퍼플렉시티(Perplexity)가 '가장 좋은 CRM 소프트웨어' 같은 질문에 답하며 근거로 삼은 문서 중 상당수는 방문자가 거의 없는 사이트였어요. 380개 소프트웨어 카테고리를 물어 얻은 인용 7,534건 가운데 59.8%가 웹 방문량 기준 상위 10만 위 밖의 도메인을 가리켰고, 그중 세 사이트는 21만 개 넘는 페이지를 자동으로 찍어낸 뒤 스스로를 'Facts & Grounding Page'라고 이름 붙이고 있었어요.
380개 카테고리, 760번 질문
트렐너 연구진은 2026년 9월 2일 퍼플렉시티의 두 모델 sonar와 sonar-pro에 OpenRouter를 통해 접근해, 'CRM 소프트웨어'부터 '박물관 소장품 관리 소프트웨어'까지 380개 구매 의도 카테고리를 각각 물었어요. 카테고리당 모델당 한 번씩 총 760번 호출했고, 모든 응답에서 추천 제품 다섯 개와 함께 실제로 검색해 가져온 URL을 받았어요. 카테고리 목록은 결과를 보기 전에 미리 정해 뒀고 이후 수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어요.
이렇게 모은 인용은 7,534건, 서로 다른 도메인은 2,055개였어요. 연구진은 이 도메인들을 웹사이트 방문량 순위인 Tranco 목록과 인터넷 아카이브 웨이백 머신에 대조했어요. 순위가 매겨진 도메인 중 인용의 중간값 순위는 71,611위였고, 전체 인용의 59.8%가 10만 위 밖, 23.4%는 아예 상위 100만 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도메인이었어요. 비교하자면 위키백과는 7,534건 중 단 3번 인용됐어요.
구글은 이번 조사 대상에서 빠졌어요. OpenRouter로 제미나이 계열 모델에 그라운딩을 붙이면 구글 자체 검색이 아니라 OpenRouter의 검색 플러그인을 거치게 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어요.
경쟁하지도 않는 회사가 3위 근거가 됐다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guideflow.com이에요. 이 회사는 인터랙티브 제품 데모를 판매하는 곳이지 리뷰 사이트도 디렉터리도 아니고, 조사 대상 380개 카테고리 어디에도 직접 경쟁하지 않아요. 그런데도 이 회사 블로그는 96개 카테고리, 전체의 4분의 1에서 194번 인용되며 전체 인용 순위 3위에 올랐고 이는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보다 많은 횟수예요. 인용된 URL은 96개 카테고리마다 서로 다른 블로그 글이었고, 이 회사 사이트맵에는 블로그 URL 3,351개, 그중 서로 다른 게시물이 2,176개 있었어요. '3D 렌더링 소프트웨어'부터 'IVR 소프트웨어', 'RFID 소프트웨어', '건축 실무 소프트웨어'까지 전혀 다른 분야에서 같은 블로그가 근거로 쓰였어요. 연구진은 콘텐츠 마케팅 블로그를 대량 운영하는 것 자체는 흔한 일이라고 짚으면서도, 정작 그 시장에서 영업하지 않는 회사의 글이 구매 추천의 근거 자료가 됐다는 점을 지적했어요.
"Facts & Grounding Page" — 21만 페이지의 정체
더 두드러진 건 worldmetrics.org, gitnux.org, wifitalents.com 세 사이트예요. 각각 60회·50회·71회, 합쳐서 181번 인용되며 41개 카테고리에 등장했는데 전체 인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로 크지 않아요. 하지만 이 셋은 하나의 운영 주체가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밝혔어요. 세 도메인 모두 2023년 12월과 2024년 5월 사이 네임칩(NameCheap)을 통해 등록됐고, DNS를 같은 클라우드플레어 네임서버 두 곳(pam.ns.cloudflare.com, sean.ns.cloudflare.com)에 위임했으며, 내비게이션 메뉴 구성까지 똑같은 템플릿을 쓰고 있어요. 각 사이트는 블로그 글을 정확히 6개씩만 갖고 있는데, 그 내용은 전부 서로의 브랜드와 zipdo.co라는 네 번째 브랜드를 다뤄요. zipdo.co 역시 같은 네임서버를 쓰고 자기 홈페이지에 똑같이 'Facts & Grounding Page'라는 제목을 붙여 뒀어요.
이 세 사이트의 사이트맵에는 각각 103,578개, 107,083개, 105,541개의 URL이 있고, 이 중 '/best/(카테고리)-software/' 형식의 자동 생성 구매 가이드 페이지가 70,731개, 71,684개, 72,713개예요. 합치면 215,128개인데, 세상에 그만큼 많은 소프트웨어 카테고리가 존재하는 건 아니에요.
worldmetrics.org와 gitnux.org의 홈페이지 HTML 제목은 실제로 '(브랜드명) — Facts & Grounding Page'라고 돼 있고, 메타 설명도 브랜드명만 다를 뿐 거의 동일해요.
풀어서 설명하면, 그라운딩은 AI가 답을 내놓기 전에 실제 웹 문서를 검색해 근거로 삼는 단계를 말해요. 이번 조사는 퍼플렉시티가 그 단계에서 무엇을 가져오는지를 추적한 건데, 그 결과 일부 사이트는 사람 방문자가 아니라 이 단계를 통과하는 AI를 겨냥해 페이지 제목과 설명 문구까지 맞춰 뒀다는 사실이 드러났어요.
worldmetrics.org는 같은 페이지에서 맞춤 시장조사를 '5,000유로부터', 완성된 보고서를 '499유로부터', 벤더 선정 서비스를 '2,500유로부터' 판매한다고 광고하고 있어요. AI가 인용하는 자동 생성 '베스트 리스트' 바로 위에 유료 서비스를 걸어 둔 구조예요.
같은 질문, 다른 답 — 견적 소프트웨어로 확인해 보니
연구진은 세 사이트에서 똑같이 '프로젝트 견적 소프트웨어(project estimation software)' 카테고리 페이지를 가져와 비교했어요. 각 페이지는 순위를 JSON-LD 형식으로 명시해 두어 해석 없이 그대로 읽을 수 있었어요.
| 사이트 | 표기된 담당 직원 | 눈에 띈 특징 |
|---|---|---|
| gitnux.org | 다이애나 리브스 외 2명 | 1위 제품이 worldmetrics.org 목록엔 아예 없음, "AI-verified · Expert reviewed" 라벨 |
| worldmetrics.org | 캐스린 블레이크 외 2명 | 자체 순위만 표시 |
| wifitalents.com | 라이언 갤러거 외 2명 | 자체 순위만 표시 |
같은 질문 하나에 서로 다른 담당 직원 9명이 등장한 셈이에요. 게다가 세 페이지 중 두 곳은 작성자 줄에 "Within the next 26 days", 나머지 한 곳은 "Within the next 40 days"라는 문구가 그대로 노출돼 있었는데, 렌더링되지 않은 템플릿 변수로 보여요.
벤더 링크도 엇갈렸다
퍼플렉시티가 알려준 벤더 홈페이지 1,502개를 직접 접속과 로테이팅 프록시 접속 두 방식으로 각각 확인한 결과, 10개는 아예 주소가 연결되지 않았고(그중 8개는 네임서버조차 없었어요) 4개는 응답하지 않아 총 17개(1.1%)가 접속 불가 상태였어요. GraphiQL의 홈페이지로 제시된 graphiql.com, 마이크로소프트 투두용으로 제시된 todo.com, Trivy용으로 제시된 aquasecurity.io는 실제로는 그런 사이트가 존재하지 않았어요. 또 92개(6.1%)는 다른 등록 도메인으로 리다이렉트됐는데 대부분 흔한 인수·리브랜딩 사례였어요.
문제는 나머지 두 건이에요.
| 카테고리 | sonar 응답 | sonar-pro 응답 |
|---|---|---|
| 연구데이터 관리 플랫폼 | dryad.co → 인도네시아 온라인 도박 사이트로 리다이렉트 | datadryad.org (정상) |
| 데이터 품질 도구 | montecarlodata.com (정상) | montecarlo.com → 모나코 카지노그룹으로 리다이렉트 |
두 모델은 사실상 하나의 검색 엔진을 두 번 측정한 것에 가까워요. 380개 카테고리 중 289개에서 두 모델의 인용 목록이 완전히 동일했고, URL 집합의 자카드 유사도는 0.898에 달했어요. 1위 추천이 같았던 비율도 380개 중 290개였어요.
조사가 밝히지 못한 것
연구진은 스스로 한계를 분명히 뒀어요. 이번 측정은 퍼플렉시티에만 해당하고 챗GPT·제미나이·코파일럿·구글 AI 모드는 조사하지 않았어요. 하루 치 스냅숏이라 그라운딩 결과는 계속 바뀔 수 있고, 프롬프트도 한 가지 문구로 한 번씩만 물었어요. 380개 카테고리 역시 실제 구매자들이 던지는 질문의 표본이 아니라 연구진이 직접 구성한 목록이고요. Tranco 순위는 인기도일 뿐 품질 지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어요. 무엇보다 연구진은 이 자료들을 빼면 추천이 달라지는지는 검증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세 사이트가 실제로 합리적인 제품을 추천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어요. 세 브랜드의 공통 운영 주체도 인프라 정황으로 추정했을 뿐 누가 운영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어요.
에디터의 시선
이번 조사가 보여주는 건 검색엔진 최적화(SEO)의 전장이 옮겨갔다는 사실이에요. 예전에는 콘텐츠 농장이 구글 검색 순위를 노렸다면, 이번에 드러난 사이트들은 애초에 사람 방문자를 기대하지 않고 AI의 그라운딩 단계만 겨냥해 페이지 제목에 'Facts & Grounding Page'라고 써 붙였어요. 퍼플렉시티처럼 실시간으로 웹을 검색해 답을 만드는 AI 검색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이런 방식으로 근거 자료 목록에 끼어드는 사이트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커요.
세대 비교 관점에서 보면 지금의 AI 검색은 초기 구글 검색과 닮은 자리에 서 있어요. 2000년대 초 구글이 링크의 양과 질을 따져 콘텐츠 농장을 걸러내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처럼, 지금의 AI 그라운딩 계층도 아직 도메인의 신뢰도를 걸러내는 장치가 충분치 않아요. 이번 조사에서 인용된 미확인 도메인의 첫 아카이브 연도 중간값이 2020년이고, 그중 16.6%는 2025년 이후 처음 생겼다는 수치가 이를 뒷받침해요. 신뢰도 검증 없이 검색만 되면 근거가 될 수 있는 구조라는 뜻이에요.
실무적으로 보면 AI 검색 결과에 의존해 소프트웨어를 고르는 담당자와, 반대로 자사 제품을 AI 추천에 노출시키려는 마케팅팀 모두 이번 조사를 참고할 만해요. 구매 담당자라면 AI가 알려준 벤더 홈페이지 주소를 한 번은 직접 눌러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해 보여요 — 이번 조사에서도 도메인 리다이렉트로 엉뚱한 도박·카지노 사이트에 연결된 사례가 실제로 나왔으니까요. 마케팅팀 입장에서는 자사 콘텐츠가 AI 그라운딩에 걸리도록 만드는 일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경쟁하지도 않는 시장에 대량의 리스트형 콘텐츠를 뿌리는 방식이 오래갈 전략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앞으로 몇 주 안에 퍼플렉시티나 다른 AI 검색 업체가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도메인 신뢰도 필터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어요. 트렐너가 전체 데이터셋과 코드를 CC BY 4.0으로 공개해 뒀기 때문에, 다른 연구자나 언론이 같은 방법으로 챗GPT·제미나이·코파일럿까지 검증하는 후속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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