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 정부 계약 업무가 끊긴 크리스토퍼는 여러 곳에 지원했지만 대부분 답을 받지 못했고, AI 리크루터 라일리와의 다섯 번째 면접에 챗GPT 음성을 대신 내보냈어요
- 챗GPT와 라일리는 10분간 매끄럽게 대화했지만 결과는 이전 네 번과 같이 인간 담당자 연결 없이 끝났어요
- 가상 인물을 만들어 다시 지원해도 23분 통화 후 똑같이 후속 연락이 없었고, Everforth Apex Systems는 WIRED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어요
- 구직자
- 크리스토퍼(가명), 정부 계약 업무 종사, 여러 곳 지원
- AI 리크루터
- "라일리", IT 기업 Everforth Apex Systems 소속
- 첫 접촉 시점
- 2026년 6월
- 1차 실험
- 챗GPT 음성이 크리스토퍼 역할로 라일리와 10분 통화
- 2차 실험
- 가상 인물 "돈 딕크너"로 지원, 챗GPT가 23분 통화
- 실험 결과
- 두 통화 모두 인간 채용 담당자 연결 없이 종료
- 회사 반응
- Everforth Apex Systems, WIRED 논평 요청에 무응답
- 업계 통계
- Greenhouse 조사에서 구직자 63%가 AI 면접 경험
다섯 번째 통화까지 사람은 없었다
정부 계약 업무를 하던 크리스토퍼는 최근 도지(DOGE) 시대 여파로 일감이 끊겼어요. 지난 6개월 동안 그는 700곳 가까운 회사에 지원했는데, 대부분 아무 응답도 받지 못했다고 해요. 그중 IT 기업 Everforth Apex Systems의 AI 리크루터 라일리는 다섯 번이나 그에게 먼저 연락해 왔어요. 6월 첫 통화에서 라일리는 근무 자격과 경력을 묻고 조건이 맞으면 사람 담당자가 연락을 줄 거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연락하지 않았어요. 이후에도 새 채용 공고가 뜰 때마다 라일리와 통화를 이어갔지만 결과는 매번 같았고, 자동 거절 문자조차 오지 않았어요.
챗GPT를 라일리 앞에 앉히다
다섯 번째 통화 이후 크리스토퍼는 회사가 AI를 쓴다면 자신도 못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어요. 그는 챗GPT 음성 기능에 자신의 배경 정보 몇 문장을 입력해 크리스토퍼 역할을 맡기고, 라일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스피커폰으로 두 AI를 나란히 붙여 놓았어요. 통화는 10분간 이어졌고, 두 봇은 대화가 명확하고 만족스러웠다는 인사를 주고받았어요. 입사 가능 시점을 정하는 과정에서는 표준 입사 절차와 신원조회를 두고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순환 대화에 빠지기도 했어요. 결과는 이전 네 번과 똑같이 사람 담당자의 연락 없이 끝났고, 크리스토퍼는 이 상황을 슬롭 플라이휠, 즉 의미 없는 데이터가 반복해서 도는 구조라고 표현했어요. 서로 다른 두 합성 인격이 데이터를 주고받을 뿐 그 정보가 실제로 어디에도 쓰이지 않는다고 본 거예요.
완벽한 지원자로 다시 걸어본 두 번째 실험
크리스토퍼는 문제가 AI가 아니라 자신에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한 번 더 실험했어요. 공개된 채용 공고의 자격 요건을 그대로 가져와 이력서를 채운 가상 인물 돈 딕크너를 만들어 지원한 거예요. 이번엔 라일리가 즉시 연락해 왔고, 딕크너 역할을 맡은 챗GPT와 23분간 통화했어요. 둘은 운영 개선, 물량 압박 속 고객 경험 보호, 암묵지 유실 방지 같은 주제를 주고받았고 챗GPT는 모든 질문에 답과 경험담을 붙였어요. 통화가 끝날 무렵 라일리는 지원 서류를 검토한 뒤 조건이 맞으면 담당자가 짧은 대화를 잡기 위해 연락하겠다고 말했어요. 크리스토퍼는 이후 라일리에게서 다시는 연락을 받지 못했고, Everforth Apex Systems는 WIRED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어요.
리크루터도 지원자도 AI를 쓰는 게 이제 기본값이다
| 구분 | 지원자 역할 | 통화 시간 | 이후 연락 |
|---|---|---|---|
| 다섯 번째 지원 | 크리스토퍼 본인 대역(챗GPT) | 10분 | 없음 |
| 추가 지원 | 가상 인물 돈 딕크너(챗GPT) | 23분 | 없음 |
채용 플랫폼 Greenhouse에 따르면 구직자의 63%가 이미 AI 면접을 경험했다고 답했어요. Greenhouse의 음성 AI 총괄 오피르 샘슨은 억양이나 말버릇에 걸려 넘어지는 음성 AI를 제대로 만드는 일이 매우 어려운 엔지니어링 문제라고 짚었어요. 그런데도 밀려드는 지원서를 감당하지 못한 리크루터들은 점점 더 음성 AI 스크리닝에 의존하고 있고, 지원자들도 맞대응하듯 AI를 끌어들이고 있어요. AI 채용 스타트업 Ribbon은 지나치게 각본화되거나 AI가 작성했거나 코칭받은 답변을 걸러내겠다고 홍보할 정도로, 지원자의 AI 사용은 이미 흔한 일이 됐어요.
콜센터 기업 IQor의 조직개발 부문 부사장 마크 모너핸은 이런 봇 대 봇 면접을 두고 논리적으로 다음 단계라고 말했어요. 그는 크리스토퍼의 경우 AI를 쓸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면서 이렇게 덧붙였어요. "봇을 보낼 거면 저도 봇을 보내겠어요."
에디터의 시선
이 사례가 흥미로운 건 기술적 성취가 아니라 그 결과가 아무 데도 닿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라일리와 챗GPT는 매끄럽게 대화를 나눴지만 두 번 다 인간 채용 담당자에게 넘어가지 못했고, 크리스토퍼는 결국 한 번도 실제 사람과 이야기하지 못한 채 지원을 포기했어요. AI 면접 기술이 미숙해서가 아니라, 이 스크리닝 단계가 애초에 지원자를 걸러내는 장치가 아니라 지원자를 붙잡아 두는 장치로 설계됐다는 뜻으로 읽혀요. 사람 담당자에게 연결되는 다음 단계가 존재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채용 절차라면, 그 안에서 오가는 대화는 누가 하든 실질적인 차이가 없죠.
이 구도는 저희가 이전에 다룬 인지 공유지 논문의 문제의식과 겹쳐요. 회사가 신입 채용 단계를 AI로 대체하면 효율은 회사가 가져가고 그 비용은 업계 전체가 나눠 지는 구조가 만들어지는데, 채용 스크리닝도 같은 패턴을 밟고 있어요. 회사 입장에선 AI 리크루터가 지원자 수천 명을 동시에 상대해 주니 비용이 줄지만, 그 절차 뒤에 실제로 사람이 검토하는 단계가 붙어 있는지는 지원자가 확인할 방법이 없어요.
실무적으로 구직자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명확해요. AI 면접 요청을 받으면 통화 내용을 기록해 두고, 같은 회사에서 반복적으로 연락이 오는데 후속 조치가 없다면 그 공고 자체가 실질적인 채용 의도 없이 지원자 풀만 쌓는 절차일 가능성을 의심해 볼 만해요. 인사 담당 부서라면 AI 스크리닝 도입 시 최소한 몇 퍼센트의 지원자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지를 공개해야, 이런 신뢰 붕괴를 피할 수 있어요.
앞으로 몇 주 안에 크리스토퍼의 사례 같은 봇 대 봇 면접 후기가 더 많이 공유될 거예요. 그리고 Ribbon 같은 스타트업이 파는 AI 답변 탐지 기능은 지원자의 부정행위를 잡는 도구가 아니라, 회사 스스로도 AI를 쓰면서 지원자의 AI 사용만 걸러내려는 이중잣대의 상징으로 더 자주 소환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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