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The Verge AI
요약
- 더 버지가 899달러 리터로봇 5 프로를 6개월간 실사용한 결과, 안면인식(Cat ID)이 생김새가 전혀 다른 고양이 두 마리를 구분하지 못하고 결국 동일한 개체로 합쳐 기록했다
- 배변 종류를 가려낸다는 WasteID는 반복적으로 실패했고, 제조사 Whisker는 해당 기기의 가스 센서와 저울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 월 8달러 구독으로 제공되는 AI 건강 기능은 6개월간 쓸 만한 인사이트를 주지 못했으며, 리뷰어는 카메라를 뺀 100달러 싼 리터로봇 5 또는 699달러 리터로봇 4를 권했다
- 리뷰 매체
- The Verge, 6개월간 실사용 테스트
- 제조사
- Whisker (로봇 배변기 전문 업체)
- 모델 라인업
- Litter-Robot Evo, 4, 5, 5 Pro 총 4종
- 신기능 WasteID
- 대변·소변을 구분해 처리 속도를 다르게 한다고 홍보
- 신기능 Cat ID(PawPrint)
- 최대 5마리 고양이 안면인식 지원을 표방
- 액세서리
- 안면인식 보완용 RFID 태그 별도 판매
- 부가 서비스
- AI 건강 분석·영상 저장을 담당하는 유료 구독제 운영
13.4파운드 고양이가 하룻밤 사이 2파운드를 잃었다
앱에 뜬 숫자만 보면 비상이었다. 회색과 흰색이 섞인 태비 고양이 Smokey의 체중이 하루아침에 2파운드 줄어 있었다. 다이어트를 한 것도, 아픈 것도 아니었다. 899달러짜리 로봇 고양이 화장실이 몸집 작은 동생 Boone을 형으로 착각하고, 동생의 체중을 형 기록에 붙여 넣은 것이다. 일주일이 지나도 기계는 스스로 고치지 못했고, 생김새가 전혀 다른 두 고양이는 앱 안에서 똑같은 몸무게를 가진 쌍둥이가 됐다.
더 버지의 제니퍼 패티슨 투히는 Whisker의 최상위 모델 리터로봇 5 프로를 6개월간 집에서 썼다. 결론은 분명했다. 똥은 기가 막히게 잘 치우는데, 값을 올려 받는 이유인 AI는 작동하지 않았다.


로봇 화장실이라는 물건부터
리터로봇은 고양이 배변을 사람 대신 치워 주는 기계다. 원리는 단순하다. 모래를 깐 커다란 구체 안으로 고양이가 들어가면 센서가 무게와 움직임을 감지하고, 고양이가 나간 뒤 드럼이 회전하면서 굳은 배설물만 걸러 아래 밀폐 서랍으로 떨어뜨린다. 하루 두 번 삽질하던 일이 일주일에 한 번 서랍 비우기로 줄어든다. 냄새도 대부분 안에 갇힌다.
이 기본기만 놓고 보면 5 프로는 훌륭하다. 내장 저울로 체중을 재고, 앱으로 원격 조작하며, LCD 화면이 지금 무슨 동작을 하는지 글자로 알려 준다. 리터로봇 4의 알쏭달쏭한 LED 표시등보다 훨씬 낫다. 소음도 거의 없어서, 리뷰어는 보급형 모델인 Evo를 딸 방에 두고 시험했는데 소리나 냄새로 잠을 깬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다만 5 프로는 덩치가 커서 사이드 테이블 하나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콘센트가 가까이 있어야 한다.


Cat ID는 왜 두 마리를 하나로 합쳤나
5 프로가 리터로봇 5보다 100달러를 더 받는 이유는 카메라 두 대다. 전면 카메라가 화장실에 들어오는 고양이의 얼굴을 알아보고, 그 방문 기록을 해당 고양이 프로필에 자동으로 붙인다. Whisker는 이 기능을 Cat ID라고 부르고, 최대 다섯 마리까지 구분할 수 있다고 표기한다.
실제로는 일주일쯤 쓰면 앱이 PawPrint 설정 화면을 띄운다. 카메라가 찍어 둔 고양이 사진 중 잘 나온 것을 사용자가 직접 고르는 단계인데, 리뷰어의 경우 후보 사진이 전부 흐릿하고 어정쩡했다. 그 뒤로 기계는 큼직한 회색 태비와 작고 날렵한 턱시도 고양이를 계속 헷갈렸고, 마침내 둘을 똑같은 고양이 두 마리로 합쳐 버렸다.
Whisker는 조명이 나쁘거나 초기 등록 이미지가 부실하면 카메라가 흔들릴 수 있고,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내장 저울 같은 다른 신호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더 버지에 보낸 답변에서 "안면인식에 쓰는 이미지를 더 선별적으로 고르도록 등록 과정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비슷하게 생긴 고양이를 위해 29달러짜리 RFID 태그도 따로 판다. 하지만 목걸이를 채우지 않는 집도 많고, 900달러에 가까운 기계가 육안으로도 확연히 다른 두 마리를 가리려고 별매 액세서리를 요구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WasteID와 카메라 — 광고와 실제 사이
또 하나의 간판 기능은 WasteID다. 소변과 대변을 구분해, 냄새가 심한 쪽을 더 빨리 처리한다는 설명이다. 6개월 동안 이 기능은 배변 종류를 제대로 맞히지 못했고, 각 배변량의 무게조차 내놓지 못할 때가 잦았다.
Whisker는 해당 기기의 대변 감지용 가스 센서 값이 어긋나 있다며 원격으로 보정했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자, 이번에는 저울이 어긋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저울 문제라면 WasteID와 PawPrint가 동시에 틀어진 이유도 설명이 되지만, 고치려면 기기를 통째로 교체해야 한다.
카메라 쪽도 기대와 달랐다. 광고를 보면 두 카메라 모두 영상을 남길 것 같지만, 실제로 녹화되는 건 들어오는 고양이를 찍는 전면 카메라뿐이다. 내부 카메라는 실시간 보기만 되고, 리뷰어가 6개월 동안 배변 장면을 잡아낸 건 딱 한 번이었다. 내부 녹화는 곧 제공한다는 게 회사 답변이다. 카메라가 쓸모없지는 않았다. '사이클 중단'이나 장애물 감지 알림이 왔을 때 원격으로 들여다보며 고양이가 안에 갇힌 게 아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설치 위치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리뷰어는 일주일쯤 지나서야 전면 카메라가 복도 건너편 화장실을 드나드는 사람까지 찍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고양이가 감지될 때만 녹화하는 옵션이 있지만, 고양이는 주인이 화장실에 갈 때 따라 들어가기를 좋아한다.


월 8달러는 무엇을 사는 값인가
AI 건강 기능과 영상 저장은 Whisker Plus라는 월 8달러 구독에 묶여 있다. 중년에 접어든 고양이의 이상 징후를 일찍 잡아내겠다는 게 이 기계를 사는 가장 큰 이유였지만, 6개월간 구독이 내놓은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는 없었다.
최근 추가된 Patterns는 그나마 방향이 맞다. 고양이별 하루를 문장으로 요약해 준다 — 어제 Smokey는 12.52파운드였고 화장실을 한 번 써서 총 0.9분 머물렀으며 모두 정상 범위라는 식이다. 여전히 체중은 실제보다 가볍게 잡히고, 배변 종류에 대한 정보는 빠져 있다. 문제는 이 Patterns를 비롯한 핵심 기능 개선이 출시 몇 달 뒤에야 도착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5 프로 구매자들은 작동하지 않는 기능에 매달 8달러를 냈다.

네 모델 중 무엇을 고르나
| 모델 | 가격 | 카메라·AI | 눈에 띄는 제약 |
|---|---|---|---|
| Litter-Robot Evo | 599달러 | 없음 | 모래 잔량 모니터링·야간등 없음, 작은 통, 적고 작은 고양이만, 리터 호퍼 미지원, 서랍이 잘 안 닫힘 |
| Litter-Robot 4 | 699달러 | 없음 | LED 표시등이 직관적이지 않음 |
| Litter-Robot 5 | 5 프로보다 100달러 저렴 | 카메라 없음, WasteID 포함 | 안면인식 기능 없음 |
| Litter-Robot 5 Pro | 899달러 | 듀얼 카메라 + Cat ID + WasteID | AI 기능 실사용에서 실패, 월 8달러 구독 별도 |
리뷰어의 권고는 세 갈래다. 최대 30파운드까지 나가는 대형 고양이를 키우거나 다섯 마리를 함께 돌보고, 카메라를 안전 장치로 쓰고 싶다면 5 프로도 제 몫을 한다. 그게 아니라면 100달러를 아껴 카메라 없는 리터로봇 5로 가면 된다. WasteID 추적에 관심이 없고 고양이가 네 마리 이하라면 AI가 전혀 없는 699달러 리터로봇 4가 가장 무난하다. 공간이 정말 빠듯한 경우가 아니면 가장 싼 Evo는 권하지 않았다. 마감이 물렁하고 오류가 잦았는데, 특히 보닛이 분리됐다는 허위 알림이 반복됐다. Whisker는 이것도 해당 개체의 하드웨어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기계는 좋고, 지능은 아직이다
정리하면 리터로봇 5 프로는 배변을 치우는 기계로서는 전작보다 낫다. 통이 크고, 돔이 넓고, 조작이 직관적이다. 문제는 200달러의 프리미엄과 매달 8달러가 붙는 이유, 즉 카메라와 알고리즘이 집이라는 환경에서 무너졌다는 데 있다. 실험실에서 잘 돌던 인식 모델은 조명이 어둡고 고양이가 순식간에 지나가고 사람이 화면에 끼어드는 실제 거실에서 전혀 다르게 행동한다. 지금 이 제품을 산다면, 약속된 기능이 아니라 오늘 확인된 기능만 보고 사야 한다.

에디터의 시선
이 리뷰는 고양이 화장실 이야기지만, 사실은 2026년 스마트홈 업계 전체에 해당하는 진단서다. 센서와 모터로 굴러가던 기계에 카메라 두 대와 분류 모델을 얹고 값을 200달러 올린 뒤 월 구독까지 붙이는 구조 — 이 패턴은 지금 도어벨,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유아 모니터에서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하드웨어는 이미 완성돼 있고, 그 위에 올린 '지능'이 마진을 만든다. 문제는 그 지능이 검증되기 전에 먼저 청구서가 나간다는 점이다.
세대 차이는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났다. AI가 하나도 없는 리터로봇 4는 6개월 뒤에도 사람을 실망시킬 일이 없다. 반면 5 프로는 사용자에게 노동을 새로 만들어 냈다. 잘못 붙은 방문 기록을 옮기고, 프로필 체중을 되돌리고, 영상 로그를 손보는 일이다. 기계를 사는 이유가 노동을 없애는 것인데, AI 기능이 노동을 되돌려주는 순간 그 기능은 마이너스다. 가전에 얹은 인식 모델을 실제 집에 붙여 보면 결론이 늘 비슷하다 — 정확도 90%는 스펙시트에서는 훌륭한 숫자지만, 하루 열 번 쓰는 기기에서는 매일 한 번 틀리는 기계다. 그리고 사람은 매일 한 번 틀리는 기계를 신뢰하지 않는다.
국내 팀이 가져갈 교훈은 세 가지다. 첫째, 개체 식별을 제품의 간판 기능으로 걸 거라면 사용자가 등록 사진을 고르게 하는 방식은 이미 진 설계다. 사용자가 고를 수 있는 사진이 다 흐릿하다는 건 파이프라인 문제지 사용자 문제가 아니다. 둘째, AI 기능을 구독에 묶을 거면 기능이 실제로 도는 것을 확인한 뒤 과금을 시작해야 한다. 출시 몇 달 뒤에야 핵심 개선을 내보내고 그동안 요금을 받는 구조는 환불 요구가 아니라 브랜드 신뢰를 깎는다. 셋째, 저울 하나가 어긋나자 안면인식과 배변 분류가 동시에 무너졌다는 대목이 가장 무섭다. 여러 AI 기능이 같은 센서 하나에 매달려 있으면, 그 센서가 틀리는 순간 제품 전체가 거짓말을 시작한다. 센서 이상을 스스로 감지해 해당 기능을 '판단 불가'로 표시하고 멈추는 설계가, 추정으로 빈칸을 메우는 설계보다 언제나 낫다.
앞으로 몇 주간 벌어질 일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Whisker는 Patterns를 확장하고 내부 카메라 녹화를 열어 초기 구매자의 불만을 덮으려 할 것이다. 그 업데이트가 나와도 이 제품의 핵심 교훈은 바뀌지 않는다. 약속된 미래 업데이트를 보고 하드웨어를 사면 안 된다. 오늘 상자를 열었을 때 되는 것만이 당신이 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