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METAL LAB 생성
요약
- WSJ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AI 에이전트를 관리하느라 수면 시간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어요
- Keel 공동창업자 아디티야 샤르마는 에이전트가 막히는 여덟 시간의 비용이 너무 커 철야 후 오전 6시에 잠들었어요
- Proxon 창업자 피터 페자리스는 에이전트 덕분에 처리 속도가 30배 빨라졌다며 마약 같다고 말했어요
- 아디티야 샤르마
- 27세, Keel 공동창업자(IT팀용 AI 트러블슈팅 소프트웨어)
- 피터 페자리스
- 56세, 다섯 번째 스타트업 Proxon(AI 인력관리 소프트웨어) 창업
- Proxon 근무 시간
- 페자리스는 오전 7시 30분~새벽 2시 근무, 개발자 6명 고용
- Proxon 성과 추정
- 에이전트 도입 후 처리 속도 약 30배, 10월까지 연매출 100만 달러 이상 전망
- 애비 그릴스
- 33세, Riveter 공동창업자(AI 기반 데이터 수집 플랫폼), 직원은 공동창업자 포함 2명
- 아제이 칼리아
- 43세, 보스턴 소재 Alt 창업자, 전 스포티파이 AI그룹, 애플워치로 에이전트 통제
철야한 에이전트, 창업자도 못 잔다
IT 문제 해결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Keel의 공동창업자 아디티야 샤르마(27)는 최근 생성형 AI 봇들과 밤을 새운 뒤 오전 6시에야 잠자리에 들었어요. 그가 부리는 에이전트들은 데이터를 뽑고 코드를 짜는 걸 넘어 신규 고객 기능을 만들고 사내 모델을 위한 리서치를 하고 마케팅 캠페인까지 지켜보고 있어요. 문제는 이 에이전트들이 작업 도중 막히면 사람의 승인이나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는 점인데요, 그는 이 때문에 하루 24시간 대기 상태를 유지하려고 규칙적인 수면을 포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어요. "에이전트가 여덟 시간 막혀 있는 비용이 너무 크다"고요. 최근까지는 휴대폰이나 스마트워치로 에이전트를 원격 확인할 방법조차 없었다고 해요.
AI 에이전트가 뭐길래 24시간 대기해야 하나
우리 용어사전에 따르면 AI 에이전트는 답변만 내놓는 챗봇과 달리 검색하고 파일을 만들고 예약까지 대신 처리하는 AI를 뜻해요. 여러 단계를 스스로 계획해서 실행하다 보니 사람이 잠든 시간에도 작업이 끝나거나 막힐 수 있고, 그때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면 사람의 확인이 필요해요. 게다가 에이전트를 움직이는 모델 성능이 몇 달 단위로 빠르게 바뀌면서 창업자들은 그때그때 업무 방식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어요.
창업자 네 명의 하루
| 창업자 | 회사 | 근무 패턴 | 특징 |
|---|---|---|---|
| 아디티야 샤르마(27) | Keel | 철야 후 오전 6시 취침 | 에이전트 원격 확인 위해 스마트워치 사용 시작 |
| 피터 페자리스(56) | Proxon | 오전 7:30~새벽 2시 | 처리 속도 약 30배 추정, 10월 연매출 100만 달러 이상 전망 |
| 애비 그릴스(33) | Riveter | 하루 10시간, 주 1일 휴무 | 공동창업자 2명뿐, 채용 대신 에이전트로 업무 처리 |
| 아제이 칼리아(43) | Alt | 오전 5:30 | 애플워치로 에이전트 통제, 10분마다 승인 요청 진동 |
30년 넘게 테크업계에 몸담고 회사를 네 번 성공적으로 매각한 페자리스는 올해 은퇴하겠다고 아내와 약속했었어요. 젊은 창업자 시절 무리한 근무로 두 차례 입원했고, 한 달 내내 하루 한 시간만 자다 사무실에서 쓰러진 적도 있다고 해요. 그런 그가 넉 달 전 다섯 번째 스타트업 Proxon을 차렸고, 개발자 여섯 명이 일하는 이 회사는 에이전트가 없을 때보다 서른 배 빠르게 돌아간다고 추정하고 있어요. 다만 에이전트가 일을 늘리면 사람의 일도 함께 늘어나요 — 온보딩 속도가 빨라진 만큼 고객 응대 요청도 늘어나는 식이죠.
데이터 수집 플랫폼 Riveter를 공동창업한 그릴스와 코디 와터스는 여전히 직원이 둘뿐이에요. 채용을 계속 고민하지만 그때마다 에이전트로 새 업무를 처리할 방법을 찾아내 채용을 미뤄왔다고 해요. 그릴스는 2024년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액셀러레이터를 거치면서 같은 기수의 한 창업자가 고형식을 제대로 못 먹고 식사 대용품으로 버티다 입원하는 걸 지켜봤고요, 그 경험 때문에 지금은 쉴 때는 의식적으로 쉬려 한다고 밝혔어요. 와이콤비네이터 측은 창업자들에게 자기 몸을 돌보라고 오래전부터 권해왔다고 설명했어요.
보스턴에서 Alt를 운영하는 칼리아는 2023년 2월 스포티파이 AI그룹에서 일할 때 박사 학위를 받고 20년 경력을 쌓은 동료들이 "내 박사 학위가 쓸모없어졌다"고 말하는 걸 보고 AI가 세상을 뒤집을 거라 직감했다고 해요. 2024년 스포티파이를 나와 Alt를 세운 그는 최근 애플워치로 에이전트를 통제하기 시작했는데, 10분마다 워치가 진동하며 승인을 요청해와서 달리기 중에도 손목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일주일치를 놓친다"는 포모
페자리스는 에이전트와 일하는 걸 마약에 비유했어요. 실제로 마약을 해본 적은 없지만 아마 이런 느낌일 거라면서요. 그가 느끼는 감정의 바탕에는 일종의 포모(FOMO·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불안)가 있어요 — 일하지 않는 매 순간이 일주일치 성과를 놓치는 셈이라는 계산이죠. 샤르마 역시 최근 몇 달 새 체중이 늘었고 근무 시간 외에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게 예전보다 어려워졌다고 인정했어요. 칼리아 주변의 창업자 네트워크에서는 아무도 휴식이나 번아웃을 입 밖에 내지 않지만, 많은 이들이 아슬아슬한 상태로 보인다고 그는 말해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걸 서로 조용히 인정하면서도 멈출 이유는 찾지 못하는 분위기라고요.
에이전트에게 일 맡기는 흐름
관련해 저희가 앞서 다룬 미국 직장인 5명 중 1명, 동료 아닌 AI에 업무 맡긴다 기사도 참고할 만해요.
이 조사는 지난 7월 Epoch AI와 입소스(Ipsos)가 미국 직장인 1,10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20%가 동료나 외부 인력이 하던 업무를 AI에 맡기고 있다고 답했어요. 업무 유형별 AI 활용률은 기록 관리 25%에서 시스템·소프트웨어 설계 57%까지 벌어졌고요. 창업자들이 에이전트에 점점 더 많은 업무를 넘기면서도, 정작 사람이 감당해야 할 감시·승인·예외 처리 부담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게 이번 WSJ 취재가 보여주는 지점이에요.
에디터의 시선
이번 취재가 보여주는 건 AI 에이전트가 일을 줄여주는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감독해야 할 새로운 노동력이 됐다는 사실이에요. 사람이 지시만 내리고 결과를 받아보는 그림은 아직 오지 않았고, 지금은 에이전트가 막힐 때마다 사람이 즉시 개입해야 하는 구조라 창업자의 노동시간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24시간 대기 체제로 늘어난 거예요.
예전 스타트업의 '9-9-6' 문화(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 6일)와 비교하면 체감이 더 뚜렷해요. 그때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양이 근무 시간의 한계였다면, 지금은 에이전트가 사람보다 먼저 일을 끝내버리기 때문에 창업자가 에이전트의 속도를 못 따라가는 게 새로운 병목이 됐어요. 페자리스가 추정하는 '30배 빠르다'는 체감은 과장이 아니라, 에이전트가 온보딩·코드 작성·모니터링을 동시에 처리하면서 사람에게 돌아오는 승인·검토 업무량 자체가 폭증했다는 뜻으로 읽는 게 맞아요.
국내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팀이 에이전트를 도입할 때도 참고할 지점이 여기 있어요. 에이전트를 늘릴수록 사람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에이전트가 막혔을 때 대신 판단해줄 사람의 대기 시간이 새로 생긴다는 걸 미리 계산에 넣어야 해요. 그릴스처럼 채용 대신 에이전트로 버티는 선택을 하기 전에, 승인·예외 처리에 하루 몇 시간이 들어가는지부터 재보는 게 순서예요. 그 시간을 정해두지 않으면 대표 한 사람이 24시간 대기조가 되는 결말로 이어지기 쉬워요.
몇 주 안에 이런 피로 신호는 더 자주 나올 거예요. 에이전트를 원격으로 통제하는 스마트워치 앱이나 야간 승인을 대신 처리해주는 '에이전트 매니저' 성격의 상품이 먼저 등장할 가능성이 커요. 정작 필요한 건 에이전트의 속도를 늦추는 기능이 아니라, 사람의 즉각 개입 없이도 판단을 안전하게 미뤄둘 수 있는 장치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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