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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 LAB

로빈 윌리엄스 인스타그램, 자녀들이 12년 만에 되살렸다

AI 딥페이크에 아버지 얼굴이 도용되자 자녀 셋이 계정을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쌍안경으로 무언가를 바라보는 만화 캐릭터 코요테

이미지: The Verge AI

요약

  • 로빈 윌리엄스의 자녀 잭·젤다·코디가 2014년 사망 후 방치된 아버지 인스타그램 계정을 다시 열었다
  • 젤다 윌리엄스는 아버지 목소리와 얼굴을 도용한 'AI 남용'에 맞서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 오픈AI 소라, xAI 그록, 바이트댄스 시댄스 등 유명인 얼굴 도용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계정 운영자
잭·젤다·코디 윌리엄스(로빈 윌리엄스의 자녀 3명)
발표 시점
2026년 8월 18일(화) 게시물로 공개
계정 비활성 기간
2014년 로빈 윌리엄스 사망 이후 약 12년간 방치
이전 대응
2025년 젤다 윌리엄스가 팬들에게 AI 생성 영상 전송 중단을 요청
언급된 유사 사례
오픈AI 소라(현재 종료), xAI 그록, 바이트댄스 시댄스-MPA 합의
1차 보도
The Wrap이 먼저 보도, The Verge가 후속 인용

12년 만에 다시 열린 계정

로빈 윌리엄스가 2014년 세상을 떠난 뒤 줄곧 멈춰 있던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화요일 올라온 게시물에서 그의 자녀 잭, 젤다, 코디 윌리엄스는 이 계정을 "그의 유산이 진정성과 따뜻함으로 반영되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적었다. 이 소식은 The Wrap이 먼저 전했고 The Verge가 뒤이어 보도했다.

단순한 추모 계정 재개가 아니다. 젤다 윌리엄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계정을 되살린 진짜 이유를 밝혔다. "아빠의 옛 페이지가 다시 올라오는 게 불편했다면 미안하다. 나도 좀 이상하다는 걸 안다"면서도 "이 공간을 그의 진짜 영상과 사진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게, 지금 여기서 벌어지는 그의 목소리와 얼굴에 대한 만연한 AI 남용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라고 썼다.

2025년부터 이어진 경고

이번 결정은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 지난해 젤다 윌리엄스는 팬들에게 아버지의 AI 생성 영상을 자신에게 보내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실존 인물의 유산이 '이 정도면 비슷해 보이고 비슷하게 들리니 됐다'는 수준으로 축소돼, 다른 사람들이 끔찍한 틱톡 슬롭을 찍어내며 그를 인형처럼 조종하게 놔두는 건 미치도록 화가 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1년 만에 경고에서 행동으로 넘어간 셈이다. 자녀들은 이번 계정 운영을 통해 아버지의 "고유한 재능과 유머"를 세상과 나누겠다고 덧붙였다.

딥페이크 단속의 사각지대

주요 AI 챗봇들은 공인이나 유명인의 얼굴을 이용한 이미지·영상 생성을 막는 안전장치를 두고 있지만, 이 장치들은 여전히 우회되고 있다. 오픈AI(OpenAI)가 운영하다 지금은 문을 닫은 소라(Sora) 앱은 저작권 캐릭터와 유명인 영상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통로가 됐고, 그록(Grok)은 유명 여성들의 선정적인 AI 딥페이크를 계속 생성하고 있다고 와이어드(Wired)가 보도한 바 있다.

바이트댄스(ByteDance)의 AI 모델 시댄스(Seedance)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이용자들이 헐거운 안전장치를 뚫고 할리우드 스타들의 얼굴로 장면을 만들어내자, 결국 미국영화협회(MPA)와 합의에 이르렀다. 테일러 스위프트나 리한나 같은 유명인의 얼굴을 도용한 사기가 틱톡에서 퍼진 사례도 있었다. 유명인 얼굴 도용은 한 회사, 한 서비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에 걸친 반복 패턴이라는 뜻이다.

에디터의 시선

이번 조치가 특이한 지점은 유족이 플랫폼이나 규제 당국을 향해 항의문을 낸 게 아니라, 아버지의 실제 계정을 직접 되살려 '진짜 콘텐츠'로 가짜를 밀어내려 했다는 점이다. 신고나 소송보다 검색 결과 자체를 바꾸는 쪽을 택한 셈이다. 팬이 로빈 윌리엄스를 검색했을 때 AI가 만든 영상보다 유족이 올린 진짜 사진이 먼저 뜨게 만드는 전략은, 지금 딥페이크 대응 수단이 법적·기술적으로 얼마나 빈약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이 사례를 유명인 문제로만 읽으면 안 된다. 소라 종료, 그록의 방치, 시댄스-MPA 합의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보면, AI 회사들은 문제가 커진 뒤에야 개별적으로 땜질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사망하거나 활동을 중단한 인물의 얼굴과 목소리를 활용한 콘텐츠가 늘고 있는 만큼, 유족이나 소속사 차원에서 공식 채널을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어선이 될 수 있다. 계정을 비워두면 그 자리를 가짜가 채운다는 게 이번 사건이 남긴 교훈이다.

앞으로 몇 주 안에 다른 고인이 된 배우나 뮤지션의 유족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방치된 계정을 되살릴 가능성이 있다. AI 플랫폼들이 자율 규제로 이 흐름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유족들의 '직접 운영' 대응이 하나의 관행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