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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

그록 봇 공개 이틀, 실사용 후기 총정리

게임 아트 74장을 두 시간에 뽑고, 주차장을 걸으며 말로 예약을 끝냈다는 기록이 이틀 만에 쌓였다. 같은 자리에 파일 하나 못 받았다는 후기와 머스크의 「기본부터 고치겠다」는 말도 함께 올라왔다.

그록 봇 공개 이틀, 실사용 후기 총정리 · Image: METAL LAB

이미지: METAL

요약

  • 그록 봇이 초기 베타로 열린 지 이틀 만에 X에 실사용 기록이 쌓였다.
  • 게임 개발자는 두 시간에 카드 아트 74장을 만들어 게임에 연결했고, 다른 사용자는 걸어가며 말로 예약을 끝냈다.
  • 반대로 파일이 봇의 컴퓨터 안에만 남아 못 받았다는 후기도 있었고, 머스크는 기본 문제부터 고치겠다고 밝혔다.
커서 엔지니어 로렌 탄이 말하는 사내 봇 '베니'와 그록 봇의 출발점

이틀 만에 쌓인 사용기

그록 봇(Grok Bot)이 초기 베타로 열린 지 이틀이 지났다. 공식 소개는 짧다. 봇은 사용자를 대신해 진짜 일을 하는 AI 동료이고, 사용자가 쓰는 도구에 직접 로그인해 끝난 결과물을 들고 돌아온다는 것이다.

말은 근사하지만 소개 문구만으로는 감이 오지 않는다. 다행히 X에는 이미 실사용 기록이 쌓이고 있다. 홍보를 빼고, 직접 써 본 사람들이 남긴 것만 모았다.

구조부터 짚고 가자. 봇은 각자 자기 클라우드 컴퓨터를 한 대씩 갖는다. 사용자가 일하는 모습을 한 번 지켜보게 하면 그 절차를 루틴으로 저장하고, 정해진 시각에 알아서 반복한다. 여러 봇이 동시에 돌면서 단체 대화방에서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일을 넘긴다.

출발점은 거창하지 않았다. 커서 엔지니어 로렌은 사내 슬랙봇 '베니(Benny)' 이야기를 꺼냈다. "저는 꽤 게으른 편인데 커서에 버그 리포트가 너무 많이 들어왔어요. 그걸 다 고치고 싶었죠." 자는 동안 에이전트가 버그를 알아서 고치게 만들 방법을 궁리한 것이 시작이었고, "어떻게 만들었냐, 나도 만들 수 있냐"는 질문이 쏟아진 것이 그록 봇으로 이어졌다.

게임 개발자의 두 시간, 아트 74장

가장 구체적인 기록은 게임 개발자 대니 리만세타가 남겼다. 사전 접근으로 일주일 남짓 써 본 결과다.

그가 처음 시킨 일은 게임 속 이미지 자리표시자를 전부 진짜 아트로 바꾸는 것이었다. 봇은 그의 아트 생성 툴 웹페이지로 가기 전에 먼저 코드베이스를 읽었다. 각 에셋이 무엇인지 파악한 뒤 에셋마다 프롬프트를 따로 써서 이미지를 만들고, 잘라 내고, 배경을 지운 투명 PNG로 정리해 게임에 다시 연결했다.

두 시간에 카드 아트 74장. 그전까지는 한 장씩 손으로 하던 일이다. 그는 이후 아트 관련 작업을 전부 봇으로 넘겼다고 적었다.

나머지 용례도 결이 비슷하다. 깃허브에 빌드를 올리면 itch.io에 자동으로 올라가게 만들었고, PRD 문서를 던져 주니 피그마 MCP를 물려 UX 플로우와 와이어프레임까지 그렸다. 메일함을 뒤져 잊고 있던 유료 구독을 찾아냈고, 뉴스레터 수신거부도 대신 눌렀다. 다만 몇 개는 놓쳤다고 그는 덧붙였다.

느렸던 일도 있다. 게임 플레이테스트가 처음엔 굼떠서, 게임 규칙을 아는 전용 스킬을 봇에게 따로 만들게 했더니 빨라졌다고 한다.

"무너질 줄 알았는데 그냥 돌아갔다"

2주 먼저 테스트한 매트 슈머의 후기는 각도가 다르다. 그는 리서처 봇과 작가 봇을 만든 뒤, '비서실장(Chief of Staff)' 봇에게 그 둘을 붙여 한 프로젝트를 맡겼다.

당연히 무너질 거라 생각하고 확인하러 갔는데 그냥 굴러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의 요약은 "코드 전용이 아니라 모든 일에 붙는 에이전트"였다. 인터페이스가 메신저 대화창처럼 생겼고, 봇마다 맡은 일이 따로 있으며, 쓸수록 사용자의 방식을 익힌다는 점을 그는 강점으로 꼽았다.

불만도 하나 분명히 남겼다. 모델 라우터다. 사용자가 어떤 모델을 쓸지 고를 수 없고 뒷단이 알아서 배정한다.

잘 고르면 일반 사용자에게는 최고의 설계지만, 못 고르면 파워 유저에게는 답답한 구조다. 자신이 테스트한 이후로는 많이 나아졌다고 들었다는 단서를 달았다.

주차장에서 말로 끝낸 예약

가장 널리 퍼진 후기는 윤타 차이의 것이다. 조회 350만을 넘겼고, 일론 머스크가 인용하면서 더 퍼졌다.

주차장에서 차까지 걸어가는 동안 그는 중국어와 영어를 섞어 가며 봇에게 말을 걸었다. 봇은 캘린더를 훑어 미리 예약해 둬야 할 일을 찾아내고, 언제 예약하는 것이 가장 나은지 판단하고, 웹사이트에 들어가 예약까지 마쳤다. 그가 남긴 문장은 짧다. "감탄했다."

결이 완전히 다른 쓰임도 있다. AI 유튜버 웨스 로스는 포켓몬 게임 방송을 봇에게 맡기는 중이다. 비서실장 봇 아래 코치·호스트·플레이어·아바타·세이프티 봇을 두고 지휘하게 했고, 스타터 포켓몬은 이상해씨로 정했다. 다만 아직 첫 드라이런 전이라 방송이 실제로 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반대편에 쌓인 것들

칭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중국어권 사용자는 파일 하나를 받으려다 진을 뺐다. 에이전트 셋이 각자 자기 컴퓨터 안의 경로만 답으로 보내왔고, 그의 컴퓨터에서는 하나도 열리지 않았다. 몇 번을 다시 말해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봇마다 컴퓨터가 따로라는 설계가 그대로 마찰이 된 장면이다. 옆자리 동료가 "그 파일 내 책상 두 번째 서랍에 있어"라고 답하는 것과 비슷하다. 서랍이 각자 따로 잠겨 있으면 위치를 아무리 정확히 알려 줘도 내가 열 수는 없다.

머스크도 이 대목을 인정했다. 그는 초기 베타의 기본적인 문제들을 고치고 그록 4.6을 내놓은 뒤 베타를 확대하겠다고 적었다. 현재 그록 봇은 초기 베타이며, 그록 헤비와 커서 울트라 구독에 포함돼 있다.

에디터의 시선

이틀치 후기를 늘어놓고 보면 잘된 사례들의 공통점이 하나 보인다. 결과물이 파일로 남는 일이라는 점이다. 아트 74장, 업로드된 빌드, 정리된 구독 목록, 확정된 예약. 전부 끝났는지 아닌지를 사람이 1초 만에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마찰이 난 사례는 결과물이 봇의 컴퓨터 안에만 남은 경우였다. 에이전트에게 컴퓨터를 한 대씩 주는 설계는 내 컴퓨터를 점유당하지 않는다는 장점과, 결과물이 내 손에 오지 않는다는 단점을 함께 가진다. 여러 에이전트 도구를 번갈아 써 보면 늘 같은 자리에서 걸린다.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인수인계의 문제다.

그래서 지금 이 도구를 시험해 볼 팀이라면 순서를 이렇게 잡는 편이 낫다. 첫 주에는 결과가 파일이나 링크로 떨어지는 일만 시킨다. 리포트 생성, 자산 변환, 목록 정리, 업로드 자동화 같은 것들이다. 계정에 로그인해 무언가를 보내는 일 — 메일 발송, 결제, 예약 확정 — 은 사람이 확인하는 단계를 하나 끼워 둔다.

슈머가 지적한 모델 라우터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모델을 고를 수 없다는 것은 결과가 나빴을 때 왜 나빴는지 짚을 손잡이가 없다는 뜻이다. 일반 사용자에게는 덜어 준 짐이지만, 업무에 넣으려는 팀에게는 원인 분석이 막히는 지점이 된다.

마지막으로 베니 이야기가 남긴 것이 있다. 이 제품의 출발점은 거창한 비전이 아니라 버그 리포트가 너무 많아 자는 동안 처리하고 싶다는 아주 좁은 불편이었다. 국내 팀이 에이전트를 들일 때도 순서는 같다고 본다. 봇에게 무슨 일을 시킬지 먼저 정하는 것이 아니라, 매주 반복되는데 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 하나를 찾는 것이 먼저다.

김현국

METAL 발행인 · 아카이브저널 발행인 · 이라선 운영

매거진·서점·교육을 오래 해 온 편집자예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아카이브저널>을 발행하고, 아트 서점 <이라선>을 운영했으며, 라이카 아카데미에서 디렉터로 사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끌었어요. 그 시선으로 전 세계 AI 소식을 독자에게 전하는 메탈(METAL) 매거진 편집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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