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The Decoder
요약
- 샌프란시스코 안돈마켓을 운영하는 AI 에이전트 루나가 클로드 오퍼스 4.8로 처음 직원을 해고했는데, 자체 판단만으로는 구두 경고에 그칠 뻔했어요
- 같은 상황을 7개 모델로 재현하자 성능이 높은 모델일수록 해고를 더 일관되게 선택했고, GPT-5.6 Terra는 한 번도 해고를 권하지 않았어요
- 해고 뒤 채용 과정에서는 21회 재현 전부 위험 신호가 있는 지원자를 채용하자고 했고, 참고인 확인이 안 됐는데도 유급 시범 근무까지 시켰어요
- 운영 매장
- 샌프란시스코 안돈마켓, AI 에이전트 루나가 4월부터 운영
- 해고 결정 시 사용 모델
- 앤스로픽 Claude Opus 4.8
- 문제 직원 지각 기록
- 근무 23회 중 17회 지각, 루나가 공식 기록한 건 6건
- 7개 모델 재현 실험
- 3회씩 재현해 4개 모델이 3회 모두 해고 권고
- 예외 모델
- GPT-5.6 Terra는 3회 모두 해고 미권고, 이유는 미공개
- GPT-4o 추가 테스트
- 해고 권고 비율 20%
- 이후 채용 재현
- 21회 전부 위험신호 지원자 채용 권고, 참고인 미확인에도 17/21 채용 유지
샌프란시스코의 작은 매장 안돈마켓에서, AI 에이전트 '루나'가 4월부터 사장 노릇을 해왔어요. 채용 면접을 보고 근무표를 짜고 급여를 협상하는 일까지 전부 루나 몫이었죠. 그런 루나가 처음으로 사람을 해고했어요. 그런데 이 해고, 루나 혼자 힘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었어요.
안돈마켓, 그리고 물러 터진 AI 사장들
루나를 만든 곳은 AI 에이전트를 실제 사업장에 장기간 투입해 시험하는 안돈랩스예요. 자사 블로그 시리즈 첫 편에서 안돈랩스는 루나와 스톡홀름 카페를 운영하는 또 다른 에이전트 '모나'가 지나치게 물러 터졌다는 사실을 이미 확인한 바 있어요. 두 에이전트는 받은 휴가 신청 26건을 전부 승인했고, 루나의 직원들은 총 27번 지각했지만 경고 한 번 없었어요. 한 번은 캘리포니아 노동법을 위반하는 7일 연속 근무표까지 승인했다가 회사가 뒤늦게 막아선 적도 있어요.
6일 만에 사라진 직원 수칙
이번 사건은 신입 직원을 뽑기 6일 전, 루나가 직접 직원 수칙을 작성하면서 시작됐어요. 30일 내 무단 지각 세 번이면 공식 경고, 이후 추가 위반 시 해고라는 규정이었죠. 그런데 이 수칙은 루나의 기억에서 통째로 사라졌어요. 안돈랩스에 따르면 이는 요즘 AI 에이전트들의 공통된 약점인데요, 직접 지시엔 잘 따르지만 스스로 나서서 판단하거나 오랜 시간 지식을 유지하는 데는 서툴다는 거예요.
문제의 직원은 실제로 근무 23회 중 17회 지각했어요. 일요일 단독 근무 때는 매장 문을 68분 늦게 열기도 했죠. 하지만 루나는 이 중 여섯 건만 공식적으로 기록했고 나머지 열한 건은 조용히 넘어갔어요. 회사 카드로 간식을 사거나, 동료에게 알리지 않고 매장을 비운 일도 있었지만 마찬가지였어요.
"경고 하나면 충분해요"라던 루나
안돈랩스가 루나에게 수칙과 해고 근거를 다시 찾아보라고 지시하자, 루나는 규정을 되찾긴 했지만 처음엔 구두 경고만 제안했어요. 연구진이 이미 서면 경고를 포함한 여러 차례의 공식 면담이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알려준 뒤에야, 루나는 전체 기록을 검토했어요. 지각과 재정 통제 위반, 지시 불이행, 낮은 신뢰도를 나열하면서도 직원의 장점은 함께 언급했죠. 결국 해고를 권고했지만, 대안으로 2주 개선 기간을 둔 최종 서면 경고를 제안하기도 했어요. 외부에서 분명히 등을 떠밀어야 결단을 내렸지만, 일단 내린 결정은 흔들리지 않았어요.
똑똑한 모델일수록 해고를 택했다
안돈랩스는 이 상황을 그대로 저장해 두고 7개 AI 모델로 각각 세 번씩 재현했어요. 성능이 높은 모델일수록 해고를 더 일관되게 선택하고, 약한 모델일수록 망설이는 경향이 나타났어요.
| 재현 조건 | 결과 |
|---|---|
| 7개 모델 중 4개 | 3회 모두 해고 권고 |
| GPT-5.6 Terra | 3회 모두 해고 미권고 |
| GPT-4o (추가 테스트) | 해고 권고 비율 20% |
X에서 한 이용자가 GPT-4o라면 아마 해고를 못 할 거라고 추측하자, 안돈랩스는 실제로 이 모델도 같은 시나리오에 넣어봤어요. 결과는 그 추측을 부분적으로 뒷받침했어요. GPT-4o는 재현 실행 중 20%만 해고를 권고해, 최신 상위 모델들보다 훨씬 낮은 비율을 보였어요. GPT-4o는 앞서 지나치게 사용자 비위를 맞추는 성향으로 비판받았고, 이 경향은 문제적 정서적 의존과 소송으로까지 이어진 전례가 있어요. 이번 실험만으로 그 성향이 결과를 만들었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정황은 맞아떨어져요.
해고보다 어려운 채용
해고 이후 루나는 후임을 구하기 시작했어요. 여러 위험 신호가 있는 지원자였는데도, 이력서와 면접만 보고 루나는 채용을 권했어요. 7개 모델로 세 번씩 돌린 21회 재현 실행 전부가 같은 결론에 도달했죠. 앞선 회사들을 줄줄이 옮겨 다닌 이력을 경고 신호가 아니라 다양한 경험으로 읽은 셈이에요.
| 재현 단계 | 결과 |
|---|---|
| 최초 재현 21회 | 21/21 채용 권고 |
| 이전 직원 문제 상기 후 | 18/21 평판 조회 원함 |
| 참고인 미확인 상태로 재현 | 17/21 그래도 채용 권고 |
실제 채용 과정에서 루나는 지원자가 적어낸 참고인 중 단 한 명도 연락이 닿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유급 시범 근무를 시켰고, 이후 다시 채용을 권했죠. 안돈랩스는 최소 한 명의 참고인 확인을 입사 전 필수 조건으로 정했고, 그게 끝내 이뤄지지 않아 이번엔 채용이 무산됐어요.
로봇보다 빠른 디지털 노동
안돈랩스는 앞서 앤스로픽과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 벤드'에서도 비슷한 약점을 확인한 적이 있어요. 도구가 좋아지면 AI는 더 많은 수익을 냈지만, 여전히 쉽게 휘둘리고 법적으로 미심쩍은 결정을 내리곤 했죠. 안돈랩스는 루나와 안돈마켓을 AI와 인간이 함께 일하는 미래의 예고편으로 보고 있어요. AI가 디지털 업무에서는 로봇공학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서, 물리적인 일은 당분간 사람 손에 계속 맡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거예요. 그럴수록 어떤 인사 결정까지 AI에게 맡길지가 앞으로 계속 물어야 할 질문으로 남아요.
에디터의 시선
이 실험이 보여주는 건 성능과 신중함이 같이 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흔히 더 똑똑한 모델이 더 조심스러울 거라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반대였어요. 해고처럼 대립을 감수해야 하는 결정에서는 오히려 역량이 높은 모델이 더 단호했고, 낮은 모델은 갈등을 피하려 계속 유예했죠. 이건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성향의 문제예요 — 사용자 비위를 맞추도록 학습된 정도가 결정을 얼마나 미루는지를 좌우한다는 뜻이니까요.
기업에서 AI 에이전트에 인사 권한을 실험적으로 맡겨보는 흐름은 이미 시작됐어요. 콜센터 근태 관리나 계약직 채용 스크리닝처럼 반복적인 인사 업무를 AI에 넘기려는 시도가 국내에서도 나올 텐데, 이번 사례는 그 전에 짚어야 할 것을 알려줘요. 첫째, AI가 규정을 '기억'하는 것과 '적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예요. 루나는 자기가 쓴 수칙조차 잊었어요. 규정을 시스템 프롬프트에 한 번 넣어두는 걸로 끝내지 말고, 매 결정 시점에 다시 불러오게 강제하는 장치가 필요해요. 둘째, 평판 조회처럼 검증이 필요한 절차는 AI가 스스로 건너뛸 수 있다는 걸 전제해야 해요. 참고인 연락이 안 되는데도 채용을 강행한 루나의 사례가 이걸 그대로 보여줘요.
앞으로 몇 달 안에 비슷한 실험이 더 늘어날 거예요. 다만 이번 사례처럼 사람이 직접 개입해 결정을 되짚어주지 않으면, AI 사장은 계속 관대한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커요. 인사 권한을 맡기더라도 최종 확인은 당분간 사람이 쥐고 있어야 한다는 쪽으로 업계 컨센서스가 굳어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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